학교 시험보관소 주변 경력 투입··· 2인 1조 2시간마다 교대로 경계
정상 등교 17일 만일 사태 대비 포항 대체 시험장 확보에도 비상

포항 강진으로 2018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가운데 시험지 관리 및 포항지역 대체 시험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오후 대구 한 학교.

예정대로라면 이곳에 보관된 수능 시험지는 이날 새벽 5시께 각 고사장으로 이동했어야 했다.

하지만 시험지는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머물렀다.

오히려 학교 정문부터 경찰차가 배치, 학교를 지키고 있었다.

교문을 들어갔지만 학생들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강당 주변은 경찰 2명이 한 조를 이뤄 2시간에 한번씩 주변을 돌며 교대로 경계를 서고 있다.

이와 별도로 정문도 경찰 2명이 지키고 있었으며 교육청 관계자들도 입구 한편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대기 중이었다.

앞서 대구지방경찰청은 4명이 3시간씩 교대 근무하는 방식으로 하루 24시간, 32명의 경력이 보관소에 투입된다고 발표했다.

112 타격대와 형사기동대도 24시간 출동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교문에 배치된 한 경찰관은 “우리가 고생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수험생들이 놀랐을 텐데 시험지 유출 등을 막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험지는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등에 대비, 방염포로 덮여 있었다.

당장 이날은 큰 문제가 없지만 17일부터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할 경우 불편함이 예상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강당 주변으로 오는 것을 통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체육 과목을 진행하기 힘들어 학생들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자연재해인 만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문에 배치된 경찰관은 학교 정문을 포함, 오는 골목마다 경찰이 배치 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교육청은 17일부터 자체 경비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시험지 관리와 함께 포항지역 대체 시험지 확보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16일도 여진이 계속되는 등 포항지역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떨어지기는커녕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교육청을 비롯해 교육 당국이 대체 시험지 확보에 나섰지만 포항지역은 이마저 쉽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시험 당일 여진이라도 발생할 경우 수험생들이 느끼는 공포감과 불안감은 극도로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교육 당국은 포항지역 수험생들이 대구에서 시험을 치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 거리와 숙박 등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 없지만 수험생들의 안전과 불안감 해소가 먼저라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시험장 확보가 가능하냐는 요청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 교육청은 적극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동 거리에 따른 수송 및 숙박 대책 등 세부적인 부분은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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