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순씨 제4회 경북일보문학대전 공동대상

시 대상작-김제정화가
장독대 그늘을 짓는 봉숭아 꽃망울 터질 무렵

소금이 온다

신한 비금도에서 소금 가마니를 등진 노새가 온다

수평선에 뜬 해와 달도 지고 온다

비금도와 도초도 사이를 유영하는

숭어와 농어 냄새가 함께 온다



밑창 구멍 뚫린 빈 항아리에

소금을 가득 채워 놓으면

종일 출렁이던 비금도 바다가 빠져 나온다



어머니는 빠져나온 비금도를 돌배나무꽃이라 불렀다

소금이 와서 바다 향으로 가득 채우던 날

항아리가 깨졌다

소금은 날짐승 길짐승도 찾는다지

발굽과 손톱이 빠지지 않기 위한 까닭이라지



이따금 돌배나무에서 배꽃이 피었는데

바다 냄새가 났다, 그런 날엔

부리 다친 새들이 소금꽃을 찾아 날아왔다

김은순 씨
김은순



약력

한국방송대학교 국어국문과2학년 재학중

2017 직지사랑 전국백일장 대상

2017 중원문학전국백일장 최우수상



당선 소감



시가 뭔지도 모르고 열심히 앞만보고 달렸다

선생님들의 시집이 차곡차곡 쌓이는 즐거움과 두꺼운

돋보기를 쓰고 도서관에 앉아 있는 육십의 내가

너무 멋지다.

아직은 덜 빠진 단풍 위에

하얀 서리가 마지막 색을 보이고져

서리아래서 발버둥치는 소리가 이 아침

크게 들린다



당선 소식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뒷산으로 달려 멧돼지 소리를 내니

멧돼지가 축하한다고 수고했다고

땅을 들썩들썩 댄다



아직 햇병아리이지만 읽혀지는 시를 쓰고 싶다

늦깎이 방송대 국어국문학을 공부하면서

한글의 귀중함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시어에 자주 자음과 모음의 오묘함을 대입시키고 싶다



졸작에 시선을 모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경북일보문학대전이 더욱더 번창되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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