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취소···예약 건수 40% 감소
지진 후유증 벗어난 경주도 영향

17일 오후 찾은 포항 죽도 어시장 횟집 골목에 손님이 뚝 끊겼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의 여파로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 죽도 어시장 등을 찾는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죽도 어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난 이후 예약뿐 아니라 관광버스조차 줄줄이 취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찾은 죽도 어시장의 횟집 골목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 중 한 횟집에는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았을 뿐 아니라 빈 테이블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A 횟집 박모(53·여) 사장은 “이 시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기간이라 손님이 적긴 하지만, 원래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매출이 반 토막 났다”라면서 “하루 평균 5~10팀 정도 오는데 오늘 2팀 겨우 받아 이런 상황이면 다음 주부터 주말 직원을 부를 필요가 없을 듯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어물 가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구지역에서 평일 오전 11시에서 낮 12시께 방문하는 어르신 손님들은 물론 관광버스도 발길을 끊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포항수협 송도활어회센터 역시 방문객이 줄고, 예약 취소마저 잇따르면서 매출 하락으로 힘든 상태였다.

포항수협은 지진 이후 16, 17일 이틀간 예약 건수가 40%가량 감소했으며, 매출도 3배 가까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40~50명 규모의 연말 모임 예약도 취소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 때문에 포항수협은 평소 주말 아르바이트생 1~2명을 불렀지만, 이번 주말부터는 부르지 않기로 했다.

이창언 센터장은 “대구에 사는 지인도 이번 주말에 방문하기로 했는데 취소했다”라면서 “당장 평일 관광버스가 거의 없어 주말에도 다른 지역에서 오는 손님이 많이 감소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포항뿐 아니라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후유증에서 막 벗어났던 경주 지역도 덩달아 영향을 받고 있다.

지진에서 겨우 회복하려던 경주도 관광업계 중심으로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에서 관광 가이드를 하는 이모(40·여) 씨는 “4~5팀이 예약돼 있었는데 2팀은 취소한 상태”라면서 “‘알쓸신잡’이라는 TV 프로그램에 경주가 나와 최근까지도 손님이 북적였는데, 지진으로 다시 관광업이 주춤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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