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재미의 백미는 예상을 뒤엎는 이변이다. 특히 60억의 축제 월드컵에 축구 팬들이 열광하는 것도 변화무상한 이변의 드라마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이변의 제물로 손꼽히는 나라가 아주리군단의 세계최강 이탈리아다. 남북한에 의해서 이뤄진 가장 충격적인 월드컵 이변도 이탈리아가 제물이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대회에서 처녀 출전한 북한이 그때까지 월드컵을 두 번이나 거머쥔 이탈리아를 격파, 8강에 진출한 것은 월드컵 사상 가장 충격적인 이변이었다.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은 것은 첫 출전한 포르투갈이 축구황제 펠레가 버티고 있던 월드컵 연속 우승팀인 브라질을 3대 1로 격침 시킨 이변보다 더 큰 이변이었던 것이다. 

모두가 이탈리아의 승리를 장담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난공불락을 자랑하던 이탈리아의 빗장수비가 전방 공격수 5명이 일자로 대형을 이룬 아주 생소한 북한의 사다리전법에 무너졌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굴욕’이란 제목을 달았다. 그 후 이탈리아는 1966년을 ‘공포의 해(Annus Hombis)’라고 부르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최대 이변은 한국이 이탈리아를 격파한 경천동지의 이변이었다. 잉글랜드대회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던 것처럼 한국도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8강에 도약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은 “역사적 스코어(Historic Score)”라고 경탄했고, AFP통신은 ‘월드컵 사상 가장 경이적인 승리’라고 격찬했으며 BBC방송은 ‘월드컵 최대이변’이라는 찬사를 내보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탈리아가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탈락, 짐을 싼 것도 최대의 이변이었다.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는 동구의 복병 슬로바키아에 2대3으로 패배, 이변을 일으켰던 것이다. 동네축구 수준의 미국이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깬 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시작된 이변은 대회 때마다 이어져 왔다. 월드컵 4회 우승의 이탈리아가 2018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본선진출에 탈락, 이변의 제물이 됐다. 이탈리아의 본선진출 좌절로 러시아월드컵은 ‘이(伊) 빠진 월드컵’이 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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