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전북 고창 오리 농가와 전남 순천만의 철새 분변에서 발견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수습을 당부했다. 해마다 찾아오는 AI 대책이 또다시 시험대에 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그 간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초동 대처, 초기의 확산방지가 조류독감의 확산 규모와 지속기간을 좌우한다는 사실”이라며 “지금 농림식품수산부가 아주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 흥덕면 육용 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19일 최종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농가에서 전날 검출된 AI 바이러스를 정밀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H5N6형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H5N6형 바이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을 휩쓸며 3천787만 마리의 가금류를 폐사시킨 바이러스와 동일한 유형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전파속도가 빠르고 감염됐을 때 치사율도 높다. 가금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것은 올겨울 들어 처음이다. 전국이 포항지진 대책에 이목이 쏠렸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AI가 확산하면 막대한 유무형의 피해가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동방역’과 ‘현장’이 중요하다. 초동방역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 AI 조기종식에 초동방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금까지 경험에서 충분히 입증됐다. 지난해 겨울 AI가 사상 최대 피해를 낸 것도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당국이 초동방역에 실패한 탓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초동방역이 잘 이루어진 올해 6월 AI는 조기에 종식됐다.

AI는 국내에서 2003년에 처음 발생했지만 2014년부터는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주로 날씨가 추운 11∼12월에 엄습하지만 2008년, 2014년, 2015년에는 봄·가을에 퍼졌다. 올해도 초여름인 6월에 발생해 일각에서는 AI가 토착화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경상북도가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방역으로 홍역을 치른바 있다. 방역은 충분한 방역인력을 확보해야 성공할 수 있다. 차제에 방역관 등 필수인력 확보, 가축 살처분의 적정수준 관리 등 근본적 대책을 검토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