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발생한 북한군 병사 귀순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하고 이날 북한군 병사 귀순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한국군 경비대대 대대장과 대대원의 대처에 좋은 평가를 했다. 모처럼 만에 듣는 우리 군에 대한 평가다.

유엔군사령부의 채드 캐럴 대변인(미군 대령)은 이날 JSA 귀순자 조사 결과를 발표한 자리에서 “특별조사팀은 JSA 경비대대 자원들이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 대해 엄격한 판단을 통해 현명하게 대응하였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유엔군사령부는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발생한 불확실하며 모호한 사건을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마무리한 한국군 대대장의 전략적인 판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캐럴 대변인은 “열감지(영상을)를 보면 공동경비구역 JSA의 대대는 상황을 인지하고 해당 장소로 3명을 급히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비대대 한국군 대대장의 인솔 하에 병사들은 부상당한 귀순병사 주변으로 신속하게 이동해 귀순 병사를 대대장이 위치한 곳까지 후송했다고 전했다.

지난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 살인 사건을 기억한다. 판문점 인근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북한 군인 30여 명이 도끼를 휘둘러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감독하던 주한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하고 주한 미군 및 대한민국 국군 병력 다수에게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이후 군사정전위원회를 무력화해온 북한이다. 정전협정을 위반한 북한군의 무모한 행동에 대해 분명히 따지고 북측에 재발방지책을 요구해야 한다. 북한 당국도 변명만 할 게 아니라, 잘못한 행동은 사과하는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 군의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뭣보다 북한군이 귀순병을 추격하며 MDL 너머로 AK소총과 권총 40여 발을 쏘고 한 명은 실제 MDL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는데도, 왜 우리 군은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느냐는 게 비판의 요지다. 그러나 돌발적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하고 목숨 걸고 귀순병을 살리는데 일조한 JSA 경비대대 요원들의 공도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군이나 경찰이나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경계와 안전 대응에 더욱 만전을 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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