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영주시 순흥 어린이집에 다니는 송시윤입니다. 지진으로 힘드시죠. 힘내세요. 아빠 등 밟아드리고 착한 일 해서 동생들하고 함께 모은 용돈을 성금으로 드립니다. 힘내세요. 시윤, 사랑, 수현, 수혁 올림” 영주시 단산면에 사는 송시윤 어린이가 포항시에 용돈을 받아 모은 14만 원과 함께 보내온 편지 내용이다. 빨간 하트와 4남매의 모습까지 그려 넣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했다.

포항 대도초등학교 2학년 1반 ‘삼총사’는 시윤이가 성금을 보낸 소식에 감동해 25일 함께 성금 접수처를 찾아와 용돈 3만 원을 아낌없이 내놨다. 삼총사는 멀리서 포항을 걱정해 주는 시윤이네 4남매가 너무 감사하다며 자기들도 직접 손편지를 써 화답하겠다고 했다. 안동 길주중 3학년 9반 학생들도 성금 25만8천 원을 전해왔다. 이 반 학생들은 지각하면 벌금을 내 간식비로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지진피해를 본 포항 시민을 위해 간식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얼어붙은 재계의 성금기탁도 이어졌다. 포항에 본사가 있는 포스코의 경우 성금 15억 원을 지진이 발생한 이틀 만에 기탁했지만 다른 재계의 성금 기탁은 예전 사례와 비교해 늦은 감이 있다. 특히 삼성은 24일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첫 기부로 포항시에 30억 원을 내놨다. SK그룹도 24일 20억 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그룹도 23일 2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계가 사회적 책임에 함께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국정농단 사태에 각종 재단에 낸 기부금이 문제가 된 사례가 있어서인지 선뜻 기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은 지난 2월 10억 원 이상의 기부금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원 결정이 늦어졌다고 한다.

고사리손에서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포항 지진으로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또한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이재민들을 돌보며 대피소를 쓸고 닦고 있다. 아픔과 역경 가운데 우리는 온 국민의 사랑과 나눔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있다. 지진이 우리를 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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