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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석 새경북포럼 구미지역 위원 정치학 박사
채변봉투의 기억은 60.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련한 추억이다. 기생충 감염에 대한 질환을 대변검사를 통해 조사하는 방법으로 위생 상태가 열악했던 그 시절은 국민 대다수가 회충에 감염되었을 정도의 흔한 질환이었다.

최근 총상을 입고 수술한 JSA 귀순병사의 배에서 엄청나게 많은 회충이 발견되었다는 보도에, 국민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새롭게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회충, 구충, 편충 등 종류가 다양한 기생충은 다세포 구조를 가진 진핵생물을 총칭한 말이다. 말 그대로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기생하면서 사는 벌레로 우리 몸속의 영양분을 빼앗아 가기도 하며, 성장이나 건강에 나쁜 영향과 질병을 일으키는 벌레이다. 과거 사람의 인분을 비료로 이용하던 시기는, 주로 채소 등 농작물의 섭취로, 기생충 발견이 다반사였지만 발전된 농사법 이후에는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생충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기농 채소를 선호하면서 다시 기생충 감염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북한이 미사일시험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더니만 2개월 동안 군사 도발에 나서지 않은데 대하여 여러 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일본과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따른 북한 정책변화를 예측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유엔 안보리의 북한제재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섣부른 판단도 있다. 전후 판단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경제적 충격으로 인한 북한 내부의 사정이 녹록지 않은 것은 틀림없다. 제재를 통한 북한의 경제적 봉쇄는 북한을 서서히 질식시키게 되어 어쩌면 압박과 제재로 인해 북한 정권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한다.

‘하나의 민족’ ‘전혀 다른 두 개의 한국’은 방한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연설 대부분을 북한에 대한 처지와 미국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전쟁의 잿더미에서 시작된 70년의 혈맹은 앞으로도 공고하며 한반도를 지키겠다는 의지와 미국의 의지를 약하게 보지 말고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즉 김정은은 할아버지인 김일성이가 꿈꾸든 세상이 실패로 돌아갔으니 무모한 도발을 멈추라고 압박한 것이다.

북한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빈국 중 하나이다. 폐쇄된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정권의 희생양이 된 북한 주민들은 질병과 굶주림에서 핍박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기아로 계속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영 유아 중 30% 가까이가 영양실조로 인한 발육부진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모든 것이 지상 최대의 낙원이라는 종교보다 더한 주체사상에 세뇌된 결과이며,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한 결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국회의 연설을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인 인권을 가볍게 여기는 북한의 실상을 낱낱이 세계에 알렸던 것이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9년 만에 재지정한 것은, 김정은의 형 김정남 암살사건과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군을 숨지게 한 데 따른 것으로 북한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방법이다. 대화의 입구를 못 찾은 미국이, 잔혹한 살인 정권의 고립을 위해 붉은 딱지를 붙인 것으로 유엔 안보리의 추가제재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압박해 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 주민의 내부적 동요와 고위층의 갈등도 최고조에 다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저서 군주론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져야 하며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고 하였다.

자신의 고모부까지도 처형하는 잔인한 공포정치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권력의 속성’ 때문이라고 하지만, 압박과 제재 속에서도 그들만의 주체사상이 최고라고 세뇌된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는 이유도 모른 체 심화할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넘쳐나는 음식물쓰레기와 영양 과잉으로 비만과 다이어트를 호소하는 우리의 모습에서, 식량부족과 기생충 감염 등으로 건강을 위협받는 아사 직전의 북한 주민의 참상이 대비된다. ‘하나의 민족’ ‘전혀 다른 두 개의 한국’은 분단의 비극이며, 우리가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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