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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동상] 공기방울, 당신은 올라가고

박준영씨 제4회 경북일보문학대전 동상

경북일보 kb@kyongbuk.com 등록일 2017년11월27일 16시47분  
인터넷은 커피를 마실 것이고 하루는 뜨거울 것이다 그래 날이 밝았어 가볍게, 가볍게 오늘은 가볍게 떠오르고 싶어

스위치를 켜고, 덜 깬 물들이 아침을 끓인다 유리 포트기 너머 조용한, 물

한판 승부, 물기둥과 공기방울의 튀기는, 커피향이 짙게 퍼진다 모닝커피 한잔에 숨을 쉬는 유니폼들, 소리는 커지고 빌딩은 높아간다

오후의 사무실은 강철발굽 닮은 포트기 안의 “발광”

앗, 뜨거!

비명은 방울과 충돌한다 물, 불이 어울러 기포는 기포로 들끓고, 거품 구겨지는 소리는 점점 가늘어진다

죽다 남은 달이 부글거리며 서쪽으로 하얘간다 뱃속에서 부레를 넣고 두둥 비행을 꿈꾸던 유니폼들이 추락한다 보름달이 뜨는 그믐

당신은 올라가고 나는 추락하고

▲ 박준영

약력

· 1998년 한글문학 김규동시인 추천으로 등단 <도장포엔 사랑이 보인다><동물의 왕국> <중얼중얼, 간다>등 5권의 시집

· TBC PD로 입사, KBS대구총국장, KBSTV본부장, KBS미디어사장, 대구방송사장, SBS편성제작본부장, 방송위원상임위원(차관급) 국악방송사장 역임 50년 방송인생

· 개구리 왕눈이, 코난, 짱가등 40여편의 만화영화 작사가

·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펜클럽회원


수상소감

“더 젊게 쓰고 노년에게 희망 되고 파”

하매 20년도 더 되었지. 주왕산과 주산지에 가 본지. 허나 심심하면 TV에서는 그 곳을 비친다. 연두 여린 잎 물그림자하며 짙은 녹음이며 단풍이며 그리고 언제나 앙상하게 곧추선 수신(水神)같은 물에 잠긴 빈 나무 몇 그루, 그 곳이 참 보고 싶었다.

망 팔십에 동상이지만 문학대전 상을 받다니. 그러면 주왕산 큰 바위와 수달래 피는 계곡과 물봉숭아를 보는 거지. 또 하나 스물 하고 6,7년도 더 지난 대구 KBS에 같이 근무하던 미스 고(지금은 몇 아이의 어머니?)의 고향이 청송이랬지? 퇴근한다는 소리를 않고 나왔더니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켰다던 그 성실한 미스 고의 고향이 청송이었지. 그 미스 고도 보고 싶다.

1990년대 후반 대구 근무하던 방송사가 대주주의 부도로 회사가 어렵게 되자 직원을 자를 용기가 없어 그만 두었다. 그러나 책임자였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막차로 집사람과 단둘이 서울 오르내리기 몇 개월. 팔공산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키며 쓰던 시가 2모작 내 인생의 든든한 밑천이 되었다. 다섯 번째 졸시집 <중얼중얼, 간다>에 썼듯 “영화관에서 팝콘 한 통 값도 안 나오는 시를 생명처럼 부여잡고 혼자 중얼중얼, 가는” 나에게 경북일보 문학대전이 응답을 해줘 참 고맙다. 더 젊게 쓰고 우리 연배의 노년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그리고 올라갈 길 없는 우리 서민들의 눈물이 되어 그분들에게 대상을 바치고 싶다.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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