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 열려···30쌍 부부 2박3일간 경주 관광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일보가 주관하는 ‘2017 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불국사를 방문해 옛 추억을 떠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일치기로 불국사에 가서 흑백사진 한 장 남긴 것이 신혼여행의 전부였습니다”

1967년 2월 6일 결혼식을 올린 후 택시를 대절해 친구들과 함께 불국사로 신혼여행을 다녀 온 김대선(78), 손경숙(74) 어르신.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때 신혼여행의 추억을 잊을 수가 없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경주읍에서 친구들과 택시를 대절해 불국사에 가서 흑백사진 한 장을 남기고 돌아 온 신혼여행이었지만, 돈도 없는데 택시까지 대절했다며 야단치시는 집안 어른들의 꾸지람을 피할 수 없었다.

군과 목회자 길을 은퇴한 후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대선, 손경숙 부부는 그동안 경주로 다시 한 번 여행을 가보고 싶었으나, 바쁜 생활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까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기회가 온다면 경주 봉황대와 계림숲, 그리고 반월성으로 뛰어 다니던 옛 추억을 되돌아보는 인생의 황혼여행을 꼭 하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었다.

김대선, 손경숙 어르신처럼 60~70년대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도시 경주로 신혼여행을 왔던 전국의 할매할배 30쌍 60명이 2박3일 동안 경주에서 추억의 신혼여행을 즐긴다.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일보가 주관하는 ‘2017 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은 27일부터 29일까지 천년고도 경주의 유명 관광지 방문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결혼 30년 이상 된 전국의 부부들에게 고품격 제2의 신혼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경주 재방문 기회를 제공하면서 추억의 시간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 행사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실버세대를 위한 특화관광코스 개발로 경북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첫날인 27일에는 전국에서 신청한 수많은 어르신들 가운데 선정된 30쌍의 할매할배들이 집결장소인 신경주역과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 만남을 갖고, 아름다운 추억이 묻어 있는 경주신혼여행을 시작했다.

이들은 먼저 불국사 인근 호텔에 짐을 푼 후 간단한 환영식에 이어 신혼여행 1번지인 불국사를 찾아 옛 추억을 더듬으며 감회에 젖었다.

어르신들은 청운교, 백운교, 다보탑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름다운 불국사 곳곳을 둘러보면서 연신 카메라 버튼을 눌렀다.

수십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갔지만 마음속에 간직한 신혼여행의 아름다운 추억은 가슴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국사 추억여행을 끝내고 지역 맛 집을 찾아 저녁식사를 한 할매할배들은 숙소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국악공연과 사랑의 세족식 등 이벤트 행사를 즐기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둘째날인 28일에는 석굴암과 양남 주상절리, 이견대, 감은사지, 동궁과월지 야경 등 경주지역 대표 관광지를 둘러본다.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보문관광단지를 방문해 엑스포공원과 전망대를 둘러본 후 짙은 가을이 내려앉은 보문호반길을 거니는 시간을 갖는다.

할매할배들은 이 곳에서 흑백 사진을 대신할 제2의 신혼여행 사진을 촬영하는 등 추억의 시간을 가진 후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

이날 제3회 할매할배 추억의 신혼여행 행사에 참가한 김정조(85·경주시) 어르신은 “59년간의 결혼생활을 돌이켜 보면 아내의 헌신과 가족간의 사랑이 없었다면 행복한 삶도 이룰 수 없었다”면서 “평생을 함께하고 수고한 아내와 함께 59년 전 못간 신혼여행의 기회를 갖게 돼 무척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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