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이재민 복귀 독려에 장비 없이 눈으로 훑어본 것···주민들, 위험도 평가 못 믿어
28일 11.15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주택과 빌라, 아파트 입구에는 빨강, 노랑, 초록색 3종류의 스티커가 각각 붙었다.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건축기술사회, 경북건축사회, 공무원 등이 투입돼 1천579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건축물 위험도 평가에 따라 건물의 출입을 제한해야 하는 수준인 ‘위험’, 위험요소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사용제한’, 거주와 출입이 허용된 ‘사용 가능’세 단계로 건물 안전을 분리한 것.
포항시는 ‘사용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 곳에 거주하던 이재민들의 복귀를 권유했지만, 오히려 주민 반발만 불렀다.
흥해 주민 김헌서(56)씨는 “지진으로 입은 피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시에 평가를 신청했는데 스티커만 붙여 놓으니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안전하다고는 하는 데 어쨌거나 불안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특히 장비 없이 육안으로 훑어본 것에 불과한 1차 안전점검에 대한 불신감은 켰다.
흥해공업고등학교에서 만나 박모(65)씨는 “녹색 스티커 붙은 집은 들어가도 된다는 데 쩍쩍 갈라진 곳에서 불안해서 어떻게 지내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점검한다는 사람들도 한번 쭉 살펴보고 돌아가던데 건물이 튼튼한지 어떻게 알겠나”고 말했다.
지진에 취약해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빌라건물에도 녹색 스티커가 보였다.
빌라 입구에 들어서자 1층 벽면 외장재가 떨어져 나간 채 골조가 훤히 보일 정도였고 계단을 따라 갈라진 균열은 발걸음을 내딛기 무서울 정도였다.
천병호 대한건축사협회 포항지회 총무이사는 “장비 없이 육안으로만 검사하기 때문에 구조 이상을 확인해 건물이 당장 붕괴 되거나 넘어질 위험을 우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