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은 모르겠지, 앉아서 쉬는 기분 누워서 자는 기분

풀썩, 바닥에 주저앉는 때와 팔다리가 사라진 듯 쓰러져 바닥을 뒹구는 때

뱀은 모르겠지,


그러나 연잎 뜨고 밤별 숨은 연못에서 갑자기 개구리 울음이 멈추는 이유

뱀이 지나가듯,

순식간에 그 집 불이 꺼지는 이유




감상) 너는 자꾸 나를 보고 웃는다. 나도 가끔은 웃는다. 어쩌다가는 무슨 말인가, 큰 소리로 너는 말한다. 나는 들으려고 귀를 귀울인다. 그러다 나도 가끔은 말한다. 내가 말하는 동안 너는 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네가 말하는 동안 나는 네 등 뒤를 본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는 나날이 대부분이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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