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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환 포항원로회 사무총장
지난달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모든 일상이 엉망이 되어 버린 혼돈의 시간이 어느새 보름을 넘기고 있다. 강진 이전과 이후의 포항 사회가 너무도 달라져 정말 딴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지진피해가 속출하고 엄동설한으로 절기가 바뀌는 이 시기에 집을 잃은 수많은 이재민의 고통은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 나약하기만 한 시민들을 위해서 국가와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까? 나이 든 사람으로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엄청난 재난 속에서도 발 빠르게 피해현장을 확인하고 수능을 연기하는 등 온갖 지원을 해 주신 중앙정부 여러분과 신속한 대처로 지역민들에게 감동을 준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전 공무원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서 이재민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하겠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스스로 나서 궂은일을 마다 않는 자원봉사 단체회원들과 각 기업체 봉사단원들의 손길이 정말 따사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여 피해복구를 위한 재난안전특별지역 선포를 앞당기고 긴급한 예산을 반영토록 애쓴 지역 국회의원들과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상급단체의 노력에도 박수를 보낸다.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지진공포의 나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많은 시민에게 전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몇백억 원이 넘는 성금과 구호품은 눈물겹도록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철강경기 침체로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와 철강공단의 여러 기업의 활동 모습도 인상적이다. 재난구호를 위한 성금을 수십억 원이나 쾌척하고 구호물품과 복구지원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음에 감명을 받는다.

우리 지역 사회가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항상 제일 먼저 달려오는 빨강 모자의 해병용사들의 모습에서도 시민들은 용기를 얻기도 했다.

며칠 전 지진으로 황폐화된 지역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범시민토론회에서 이강덕 시장이 제안한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활성화와 포항 관광 활성화 방안’에 포항상의에 소속된 각 기업체, 사회단체, 종교단체, 군 등 지역 각계각층이 합심하여 동참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하는 모습에 또 한 번의 희망의 빛을 보았다.

포항, 경주지역에는 신라 때도 지진이 있었고 조선시대에도 여러 차례 지진이 있었다고 한다. 오백 년 만에 오는 지진이라면 이번 지진 후에는 더 큰 지진은 아마도 없으리라고 생각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나마 한 사람의 사망자도 없이 질서 정연하게 대피한 포항시민의 성숙된 모습이 언론에 회자하기도 했다.

몇 년 전 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등 엄청난 재해와 맞닥뜨렸으나, 일본 사람들은 침착한 자세로 위기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는 본 적이 있다. 이번 포항 지진에서도 포항시민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울지 않았고, 훔치지도 않았으며 질서를 지켰다.

우리 지역 살리기에 모든 힘을 쏟는 김관용 도지사의 용단과 특산품인 과메기 사주기 운동에 대통령도 앞장섰다는 기사가 보도되는 등, 전국 각지에서 “포항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음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어려울수록 힘을 합쳐 기필코 이 재난을 이겨내서 더 안전하고, 더 살기 좋은 포항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포항시민들이여! 우리 모두가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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