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로 쌓은 감성 재즈 무대에 녹여보고파"

지역 출신 전국구 트로트 스타로 불리는 가수 박세빈씨가 경북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노래 철학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11월 10일 오후 7시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SOUL소리’(영혼의 소리) 공연무대. 재즈풍의 ‘라노비아’와 차차차풍의 ‘퀜세라’가 쇳소리 섞인 허스키한 여성 가수의 음색으로 울려 퍼졌다. 이날 공연은 현존 최고의 명창인 안숙선 선생의 판소리와 동부민요를 대표하는 박수관 선생, 1세대 재즈보컬 박영옥 등 판소리와 민요, 팝, 재즈, 퓨전국악, 대중가요를 모두 아울렀던 덕분에 의미가 더 깊었다. 

그 가수는 자신이 올해 발매한 트로트 신곡 ‘묻지도 따지지도 마’를 열창하면서 관객들에게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란 전국구 트로트 가수 박세빈(49·여)씨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재즈 무대에 서는 날이었다. 

그녀는 “흑인의 한이 서린 재즈, 우리의 한이라는 정서가 녹아든 트로트 감성이 결합 되면서 더 큰 시너지를 냈다”며 “트로트 가수로 쌓은 내공과 감성을 재즈에 녹여냈더니 반응이 더 좋았다”면서 활짝 웃었다. 

트로트 가수이면서 재즈 무대에 서는 박세빈씨는 “트로트 가수가 재즈를 부르니 느낌이 신선하고 좋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대구와 포항에서는 재즈축제와 재즈페스티벌이 이어지고 있다. 재즈의 본고장인 대구·경북에서 재즈가수로도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소망도 말했다. 

2012년 4월 ‘쿨하게’를 대표곡으로 1집 음반을 내고 데뷔해 6년간 전국 무대를 누비고 있다. 박씨는 “‘죽음’이라는 선택을 생각할 정도의 고통을 겪으면서 가수의 꿈을 꼭 실현하겠노라 다짐했다”면서 노래를 부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 2개의 굵직한 웨딩 뷔페와 웨딩 컨설팅 회사, 혼수백화점 등을 운영하던 중 어려움이 닥쳤고, “이렇게 살다 죽으면 의미가 없다. 하고 싶은 것 해보고 죽자”는 심산에 가수의 길에 뛰어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라면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 지역 출신 전국구 트로트 스타로 불리는 가수 박세빈씨가 경북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난 뒤 활짝 웃고 있다.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전국노래자랑 딩동댕 아저씨’로 유명한 박성훈 작곡가에게서 받은 세미트로트 ‘쿨하게’로 대중가요계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운 좋게도 대구KBS 토요음악회 무대를 시작으로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가요베스트 등 굵직한 전국방송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TV 브라운관 밖에서도 종횡무진이다. 

경산시 홍보대사 및 경산출신 예능인 모임 재무담당, 대구 수성구보건소 장기기증추진위원회, 국제근육병장애인협회 홍보대사 등 고향이나 어려움 이를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이들과 에피소드도 ‘짠’하다. 

박씨는 “4년 전 우연히 팬으로 만난 40대 후반 노총각이 우울증에 대인기피증을 앓았는데, 지금은 노래자랑대회에 스스로 참가해 대상을 받을 정도로 활발해졌다. 노래의 힘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둥글둥글 털털하게 털고 살자’는 의미를 담은 긍정적인 노래 ‘둥근 인생’(작사 박세빈)과 청춘을 날려 보낸 중년들의 가슴을 적시는 ‘묻지도 따지지도 마’(작사·작곡 공정식) 모두 자신 있게 권한 박씨는 “가수는 평생 노래를 공부해야 한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가수가 되기 위해 오늘도 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든든한 응원군인 남편, 20대 두 아들에게 “내년에는 포항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적인 무대 ‘칠포재즈페스티벌’에 꼭 참가해 재즈가수로서 아내, 엄마의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간절한 소원도 이야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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