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金弘道·1745~1806 이후)의 대표작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국립중앙박물관은 2005년 용산시대의 개막 이후 12년 만에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을 전면 개편하고 8일부터 새롭게 문을 연다.

서화실은 개편에 맞춰 세 편의 새로운 전시 꾸러미를 선보인다.

△‘다시 만난 조선시대 산수도 두 점’

조선시대 전기의 산수화는 선조들이 꿈꾸었던 이상향(理想鄕)이 아름답게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에 전하는 작품이 희소하여 더 유명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일본에서 구입한 조선 전기 산수도는 그윽한 아취와 능숙한 필법으로 보물급이라는 찬탄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산수도와 짝을 이루는 듯 비슷한 외모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란히 전시되는 두 점의 조선 전기 산수도는 화풍과 바탕종이가 같아서 한 화가가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화가가 과연 누구일까 하는 문제는 학계의 오랜 숙제이기도 했다. 명품실에서는 화제의 두 작품을 최초로 나란히 전시하며 옛사람이 꿈속에서도 그리던 이상향(理想鄕)의 그윽한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이암필 모견도
△‘개를 그린 그림, 그림 속의 개’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앞두고, 개를 그린 동물화와 ‘평생도(平生圖)’와 같은 옛 풍속화에 등장하는 개를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에서 개는 십이지(十二支)의 열한 번째 동물로써 사람을 돕는 ‘어진 동물(仁獸)’이라 해 예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첫 번째 주제전시실에서는 가족의 자애로운 사랑이 느껴지는 이암(李巖·1507~1566)의 ‘어미개와 강아지(母犬圖)’를 비롯한 16건의 명작들이 개띠 해에 즈음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의 가슴을 따사롭게 어루만져준다. 특히 ‘긁적이는 개’를 포착한 서로 다른 작가의 세 작품은 개성 넘치는 조선 화가들의 솜씨를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해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김두량 흑구도
혜호모 소동파입극도
△‘소동파, 조선이 사랑한 선비’

소동파(蘇東坡)로 널리 알려진 북송의 문인 소식(蘇軾·1037~1101)은 여러 차례의 유배와 파란만장한 생애 속에서도 아름다운 시문학과 호연지기를 드러내는 수많은 일화를 남기며 옛사람의 귀감이 돼 왔다. 두 번째 주제전시실에서는 소식의 삶과 예술과 관련한 23건의 조선시대 서화작품을 선보인다. 김홍도(金弘道·1745~1806 이후)의 대표작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병풍과 아울러, 평양 출신 화가 이팔룡(李八龍, 19세기 활동)이 그린 것으로 전하는 ‘서원아집도’ 12폭 작품을 최초로 공개하며, 이정(李霆·1554~1626), 유덕장(柳德章·1675~1756), 신위(申緯·1769~1847) 등 조선시대 삼대 묵죽화가의 작품들도 같이 전시해 소동파에서 비롯돼 조선에서 활짝 피어난 묵향 짙은 선비정신의 세계를 음미할 수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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