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아와지 대지진 경험 산물 ‘미키종합방재공원’·‘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특히 복권협회가 기금 3천만 엔을 들여 구매해 기부한 지진체험차량 ‘보물호’에서는 일본기상청 진도계급(JMA)을 기준인 진도 1에서 진도 7 최대치까지 모두 체험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번 포항지진은 일본 기준 진도 4 정도인데, 동일본 대지진이나 구마모토 지진 당시의 흔들림 정도인 ‘진도 7’까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작년 한 해에만 1만2천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이랬던 곳이 지진 등 재해가 발생하면 확 달라진다.
전국의 구호물자를 이곳에 결집해 비축한 뒤 현 내 각지로 보내는 광역거점으로 탈바꿈한다. 구호물자나 구조대원·사상자 배송을 위한 헬리콥터 이착륙장을 비롯해 소방과 경찰, 자위대 등 구조대의 주둔지 역할도 한다. 평상시 재해교육장과 소방학교, 공원관리 3개 부서로 운영하는 체제도 효고현 전체 거점본부 체제로 바꿔 재해에 대응하게 된다.
미키종합방재공원은 부지 구매 비용을 포함해 635억 엔이 들었다. 효고현립 광역방재센터 센터장이 운영하고 있으며, 방재학습 및 소방학교 설립에 인건비를 제외하고 매년 1억2천만 엔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후지모리 류 광역방재센터장은 “방재를 특화해서 종합방재공원을 거점으로 삼은 사례는 일본에서 유일하다”면서 “행정관청과 현민 스스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기감 속에 정보를 공유하는 게 중요한데, 모두 그 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갖춘 시스템을 잘 활용하도록 하는 게 행정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 이후 7년 만인 2002년 중앙정부와 효고현이 예산을 들여 고베시 쥬오구에 설립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는 대지진 재해의 경험과 교훈, 방재·재해 감소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역할들을 해나가고 있다. 매년 5억 엔이 운영비로 쓰인다.
지진 발생 당시 혼란했던 상황과 복구 과정, 이재민 대책 등에 대해 사진·영상·디오라마 자료 등을 통해 확인시켜주는 전시와 자료수집·보존 역할도 하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재해에 대응할 실천적인 방재연구와 젊은 방재전문가 육성, 재해 대응 현지 조사·지원 역할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다.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자 등을 3~5년 임기로 상근 연구원으로 채용해 상급연구원의 지도 하에 실천적 방재연구를 수행하면서 핵심 및 중점 연구 프로젝트에도 참여시켜서 실천적 방재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작년 구마모토 지진이 났을 때 2개월간 현장에서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시라이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부센터장은 “향후 발생할 재해 경감을 위해 방재전문가 육성에 나선 것이고, 지역 재해 리더 육성 프로그램도 봄·가을에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진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데, 사전 준비로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연구소로서 역할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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