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아와지 대지진 경험 산물 ‘미키종합방재공원’·‘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7일 일본 효고현 광역방재의 거점역할을 하는 미키종합방재공원 육상경기장 내 구호물자 비축기지를 찾은 순회취재팀 배준수 기자와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가 광역방재센터 직원으로부터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 왼쪽). 효고현 고베시 2002년 설립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에서는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 참상과 복구 과정을 입체 디오라마 등의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경북일보 순회취재팀은 지난달 15일 국내 두 번째 수준의 강진이 포항에서 발생한 이후 6월에 이어 5~7일 다시 일본 효고현의 선진 방재정책 배우기에 나섰다. 1995년 1월 17일 6천400여 명의 사망·행방불명자를 낳으며 도시를 폐허로 만든 규모 7.3의 강진을 극복한 효고현은 지진에서 배운 경험과 교훈을 재해에 강한 지역사회 만들기 녹여냈다. 효고현 광역방재 거점으로 활용 중인 ‘미키종합방재공원’과 재해에 대응할 전문인력양성 기능까지 갖춘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를 찾았다.

7일 일본 효고현 광역방재의 거점역할을 하는 미키종합방재공원 육상경기장 내 구호물자 비축기지를 찾은 순회취재팀 배준수 기자와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일행이 ‘보물호’라 이름 붙인 차량에서 일본 기준 흔들림 정도 의 단위인 ‘진도 7’의 강진 체험을 하고 있다.
2005년 8월 효고현 내 교통의 요충지인 미키시에 들어선 202만㎡ 규모의 ‘미키종합방재공원’은 천연잔디축구장과 야구장, 그라운드 골프장, 육상경기장, 테니스장 등을 갖춘 도시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포츠와 여가 활동 진흥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전문 소방사 등 방재 인재 육성과 자주 방재 능력 향상을 위한 리더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더불어 물자와 기자재 비축기능을 담당한다. 육상경기장 스탠드 아래 200m 구간 5천㎡ 공간에 담요와 식료품, 모포, 구조 장비 등 지진 구호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보관하고 있다.

특히 복권협회가 기금 3천만 엔을 들여 구매해 기부한 지진체험차량 ‘보물호’에서는 일본기상청 진도계급(JMA)을 기준인 진도 1에서 진도 7 최대치까지 모두 체험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번 포항지진은 일본 기준 진도 4 정도인데, 동일본 대지진이나 구마모토 지진 당시의 흔들림 정도인 ‘진도 7’까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서 작년 한 해에만 1만2천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일본 효고현 광역방재의 거점역할을 하는 미키종합방재공원에 있는 ‘보물호’라는 이름의 지진차량에서 흔들림 정도를 말하는 일본 기준 진도 최대치로 작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와 같은 ‘진도 7‘까지 체험할 수 있다.

이랬던 곳이 지진 등 재해가 발생하면 확 달라진다.

전국의 구호물자를 이곳에 결집해 비축한 뒤 현 내 각지로 보내는 광역거점으로 탈바꿈한다. 구호물자나 구조대원·사상자 배송을 위한 헬리콥터 이착륙장을 비롯해 소방과 경찰, 자위대 등 구조대의 주둔지 역할도 한다. 평상시 재해교육장과 소방학교, 공원관리 3개 부서로 운영하는 체제도 효고현 전체 거점본부 체제로 바꿔 재해에 대응하게 된다.

미키종합방재공원은 부지 구매 비용을 포함해 635억 엔이 들었다. 효고현립 광역방재센터 센터장이 운영하고 있으며, 방재학습 및 소방학교 설립에 인건비를 제외하고 매년 1억2천만 엔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후지모리 류 광역방재센터장은 “방재를 특화해서 종합방재공원을 거점으로 삼은 사례는 일본에서 유일하다”면서 “행정관청과 현민 스스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기감 속에 정보를 공유하는 게 중요한데, 모두 그 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갖춘 시스템을 잘 활용하도록 하는 게 행정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 이후 7년 만인 2002년 중앙정부와 효고현이 예산을 들여 고베시 쥬오구에 설립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는 대지진 재해의 경험과 교훈, 방재·재해 감소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역할들을 해나가고 있다. 매년 5억 엔이 운영비로 쓰인다.

지진 발생 당시 혼란했던 상황과 복구 과정, 이재민 대책 등에 대해 사진·영상·디오라마 자료 등을 통해 확인시켜주는 전시와 자료수집·보존 역할도 하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재해에 대응할 실천적인 방재연구와 젊은 방재전문가 육성, 재해 대응 현지 조사·지원 역할에 더 큰 방점을 찍고 있다.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자 등을 3~5년 임기로 상근 연구원으로 채용해 상급연구원의 지도 하에 실천적 방재연구를 수행하면서 핵심 및 중점 연구 프로젝트에도 참여시켜서 실천적 방재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작년 구마모토 지진이 났을 때 2개월간 현장에서 조사와 연구를 진행했다. 시라이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부센터장은 “향후 발생할 재해 경감을 위해 방재전문가 육성에 나선 것이고, 지역 재해 리더 육성 프로그램도 봄·가을에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진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데, 사전 준비로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연구소로서 역할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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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고현에서 순회취재팀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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