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하면 노루귀가 귀를 연다

흰젖제비꽃 하면 흰젖제비꽃이 얼굴을 내민다

타래붓꽃 하면 타래붓꽃이 타래타래 피어난다

들꽃 하고 부르니 모든 꽃이 웃는다

들꽃,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라 정겹다

추상이 때로는 더 섬세할 때도 있다






감상) 오늘 아침 내 눈에 들어 온 구름은 내가 밤새 불렀던 것. 어제 내 귀에 들어온 길고양이 노래는 언젠가 내가 흥얼거렸던 것. 그 언젠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왜 왔느냐고 물었던 너는 내 꿈이었는지도 몰라. 오늘은 운제산 오르막길과 앙상한 골짜기가 내게 올 것.(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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