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지난 11월 15일 규모 5.4 국내 두 번째 강진이 포항에 발생한 이후 20일 넘게 포항지진 현장을 다니면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복구작업을 추진하면서 단층연구 등 지진연구 부족, 피해주민 보상, 시설물 내진보강 등 아직도 많이 부족한 지진방재 정책의 현실을 절실히 느꼈다.

이에 한신·아와지 대지진을 슬기롭게 극복한 일본 효고현을 방문해 지진방재정책에 대한 설명과 심도 있는 의견교환의 시간을 가졌고, 효고현 부지사와 만남을 통해 경북도-효고현 간 지진방재 업무교류를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효고현은 1995년 1월 17일 규모 7.3 지진이 고베시를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사망자 6천434명, 이재민 24만 명을 낳았다. 전파·반파 가옥이 249천채, 직접피해액이 10조 엔에 달하는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재해대책 관련 법령 및 방재기본계획 등 전면적 제·개정, 독자적인 지진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선진 지진방재 도시로 거듭났다.

효고현은 재해대책센터 등 24시간 대응 체계를 갖추고 피닉스 방재시스템을 통한 각종 재해정보 수집을 통해 피해를 예측해 인력·물자 수송을 빠르게 지원한다. 주민의 95%가 참여하는 자주방재조직을 만들고 지역방재 리더를 양성하는 등 지역방재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재민생활지원법과 지진공제보험(연간 5천 엔 자부담)을 통해 실질적인 지진 피해 지원도 하고 있다.

특히 대지진 당시의 피해현황 및 복구과정의 전 단계를 기록·보관해 다음 세대를 위한 지진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진앙지인 아와지섬에 세운 ‘노지마단층 호쿠단 지진재해 기념공원’은 대지진 당시 단층 및 피해 주택을 원형 그대로 보존·전시해 누구나 쉽게 당시 지진의 단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효고현은 일본에서 유일하게 방재를 특화해 종합방재공원을 거점으로 삼았다. 미키시 광역방재거점센터를 중심으로 현 내 5개 블록거점을 운영하면서 평상시에는 지진방재 교육·훈련과 구호물자 비축, 야구장, 육상경기장 등 주민 여가활동 공간으로 활용하고, 재해가 발생하면 소방·경찰·자위대 등 지원인력이 주둔하는 곳으로 지원물자 집결 및 운송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 경북도와 효고현 간 지진방재 업무협약을 통해 지진방재 정책 및 방재시스템을 공유하고, 방재담당자 및 전문가들의 교류 등 양 자치단체 간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상북도의 지진방재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체계적인 지진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경북 동해안 지역에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지진재난의 특성을 반영한 지진공제보험, 지진피해 지원금 현실화 등 제도마련을 위해 지진방재대책특별법 제정을 국회와 중앙부처에 지속해서 건의할 방침이다.

진앙지·피해현장 등 원형보존, 피해복구 전 과정에 대한 백서를 만들어 지진피해 극복의 경험들을 경북의 지진방재정책 추진 및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주민대피·구호물자 비축 및 집결 등 재해 지원 거점 마련을 위해 공공체육시설 등을 활용해 광역방재거점센터 지정·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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