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앞 게시판에 국회의원 후보자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한 취객이 이를 보고 경찰에게 물었다. “여기 이×들 무슨 나쁜 짓을 한 ×들입니까?” “이건 현상수배가 아니라 선거 포스터입니다” “그렇습니까? 앞으로 나쁜 짓만 골라서 할 ×들이군요”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쳤으면 이런 우스개가 회자 되겠나. “서민은 나물 먹고 물 마시고 셋방에 눕고 국회의원은 뇌물 먹고 외유하고 감방에 눕는다” 한 때 시중에서 국회의원을 두고 유행했던 자조다.

할 일은 안 하면서 자기들 챙길 것은 앞장서서 챙기는 국회의원들의 몰염치는 습관성 고질병이 된 지가 오래다.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염치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철면피(鐵面皮)’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철면피와 후안무치의 대명사가 국회의원이다. 고비용 저효율 집단으로 첫손 꼽히는 우리 국회에 대해 ‘국회(國會)’가 아닌 ‘국해(國害)’라는 비난과 함께 ‘국회 무용론’, ‘국회 망국론’이 이어져 왔다. 화급한 민생법안은 뒤로 미룬 채 세비 인상 등 각종 특혜와 특권법안은 잽싸게 해치워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는 얌체국회를 보다 못한 국민이 여야 원내총무를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적도 있다. 빈둥거리고 놀고 먹는 ‘식물국회’를 한 시민단체가 국회의원 전원을 상대로 세비 가압류 신청을 법원에 제출, 국민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IMF 외환위기의 국난 속에서도 여야는 세비 30.6% 인상, 서기관급 보좌관 증원법안을 추진 국민의 호된 비난을 뒤집어 썼다. 한 변호사는 여야의 ‘담합 입법’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 국민으로부터 격려 전화가 쇄도했다. “국회가 깽판이다” 행정부의 한 장관이 공개적으로 입법부인 국회를 강도 높게 비난, 물의를 빚었지만 오히려 국민으로부터는 박수를 받았다.

여야가 국회의원실 보좌관을 7명에서 8명으로 늘린 것도 모자라 세비 인상을 합의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국민의 후안무치한 철면피 비난을 자초했다. OECD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우리 국회의원 세비는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3위다. 반면 ‘의회 효율성’은 26위다. 철면피 중 철면피가 우리 국회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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