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영위원장 길들이는 것" 복지문화위 의원들 ‘갑질’ 비난

의원들의 갑질 논란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달서구의회가 12일 예산결산위원장 선출을 놓고 의원들 간 패가 갈리면서 정회됐다.
대구 달서구의회 일부 의원들이 상식 밖의 갑질 행태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초등학교 운영위원장들이 자신들에 대한 예우와 의전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달서구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80% 이상) 복지(교육) 예산을 전액 삭감하려 하기 때문이다.

달서구의회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복지문화위원회 의원들은 지난 11일 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몇몇 의원이 초등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견학 프로그램(경북영어마을) 예산 전액(10억7천만 원) 삭감을 상임위에 발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50여 명의 초교 운영위원장들이 의회로 항의 방문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초등 5학년 전원이 2박 3일 동안 영어마을을 방문해 영어와 영어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견학 행사로 학부모·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에는 이 예산이 통과 됐을 때 의원들 저마다 자신의 노력으로 성사됐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몇몇 의원이 “자신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1년 만에 예산 전액을 삭감하려 하면서 주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의원들의 이 같은 행태는 학교 운영위원장들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다수의 학부모들은 “봉사와 헌신을 우선해야 할 의회 의원들이 자신들의 주머니 돈으로 예산을 편성해 주는 것처럼 얘기하며 아이들의 교육보다 자신들의 권위를 우선하는 몰상식한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계수조정(예산)이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거액의 예산이 지원되는 만큼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를 검토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복지위원회는 이날 오후 상임위 회의를 열어 개수표결을 하려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정회됐으며, 12일 예결위를 구성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려 했지만 예산결산위원장 선출을 놓고 의원들 간 패가 갈리면서 이마저도 정회되는 등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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