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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백 상주시장
“농업이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다”

세계적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가 2014년 서울대 강연에서 한 말이다. 그는 대학 강연이나 언론 인터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농업은 경쟁이 없는 분야’라거나 ‘30년 후면 식량 부족사태가 올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농업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식량 무기, 식량 자원이란 말이 나온 지 오래다. 하지만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한 식량의 개념을 넘어서는 시대가 됐다. 건강한 먹거리로서 식량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친환경 농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우리의 농업은 어떤가? 아직 ‘산업’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다. 주식인 쌀의 경우 더는 경제적인 작물로 인정받지 못한다. 과잉생산으로 가격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다른 농산물도 비슷하다. 생산량에 따라 가격이 춤을 춘다. 이렇게 해서는 농업인이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수출’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농업의 미래가 수출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농업 중심도시’인 상주시의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갖게 된 확신이다.

농산물 수출이 쉽지는 않다.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입맛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농산물을 판다는 점에선 더욱 그렇다. 유통기간이 짧은 것도 약점이다.

이런 어려움에도 수출을 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농산물의 적정 가격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과잉 생산된 농산물을 해외로 내보내면 공급량 조절이 가능하고, 결국 국내 시장이 안정돼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친환경 농산물은 더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우리 농산물의 브랜드 파워는 떨어지지만, 상품에 대한 해외시장의 반응은 괜찮다.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주대미배수출단지 등 13개 원예전문수출단지(예비단지 포함) 502ha(687 농가)를 지정했다. 이들 단지의 배·포도·복숭아·국화 등은 미국·캐나다·대만·홍콩에 수출되고 있다.

상주의 농특산품을 해외시장에 알리기 위해 베트남·미국·캐나다·대만 등에 홍보관 41곳을 운영하고 있다. 상주의 특산물인 곶감 수출을 늘리기 위해 상주곶감유통센터 내에 수출홍보전시관도 만들어 연내 개관한다. 신선농산물 수출물류비 지원 등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도 하고 있다.

또 올해 8월 베트남의 대형 과일 전문 수입상인 클레버푸르트를 비롯해 2016년 이후 중국·홍콩 등의 무역업체 6곳과 수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상주시의 올해 수출액(예상)은 320억 원으로 큰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2013년 159억 원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배로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상주시는 이전 예정인 경북도농업기술원을 유치했다. 그리고 스마트팜 청년창업 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는 등 첨단농업 키우기에 매진하고 있다.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계속 해외에 알릴 것이다. 미국·홍콩·유럽 등 우리의 시장은 얼마든지 있다.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차근차근 공략하면 세계의 시장은 어느 순간 우리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휴대폰, TV, 냉장고에서 자동차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의 공산품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K팝에 세계인이 환호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에서만 ‘한류’가 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상주시의 노력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더해진다면 ‘농산물 한류’를 볼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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