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소는 막 태어난

새끼를 핥고 있었다

먼지처럼 흩어지는/햇빛 속에/꽃밭에/누워/잠에 빠진/송아지/혓바닥으로/핥아주면/마당을 뛰어다니는/바람 속에/구름 아래/누워/일어나지 않는/송아지/혀에서/붉은 꽃 필 때까지

어미 소는

죽은 새끼를

핥고 있었다





감상)사막여행자들은 그들의 길을 표시하기 위해 새끼낙타를 그 자리에 묻는다는데, 어미 낙타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그리 슬피 운다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부터 새끼를 깨우는 어미 낙타의 울음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대답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새끼 낙타의 땅 속 몸부림이 방바닥을 흔들었다.(시인 최라라)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