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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경상북도의 23개 시군 중에서 구미시는 가장 젊은 도시이면서 활력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구미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와 2012년 불산 누출사고 등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슴 아픈 사고들이 있었다. 그런 안전문제들이 지역의 최대현안으로 대두되면서 많은 반성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있어왔다. 그러한 노력이 하나 =둘씩 축적되면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안전 프로그램인 ‘국제안전도시 공인사업’에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국제안전도시 공인기준에 맞는 7개 분야 116개 사업에 대해 지난 4년여 동안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온 결과, 대구·경북에서는 처음으로 국제안전도시로 공인을 받게 되었다. 국제안전도시는 모든 연령, 성별, 직업 등 다양한 계층에 대하여 국제적으로 인정된 안전증진과 손상, 자살, 폭력, 자연재해, 인적 재난, 사회재난 예방사업을 수행하는 지역사회를 의미한다.

국제안전도시 인증은 구미시의 안전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공동체 개념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시민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정책적 의의를 갖는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앞으로 국제공인 안전도시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근로자가 안심하고 땀 흘리는 일터, 도시민 전체가 행복을 꿈꿀 수 있는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시의 국제안전도시 선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안전조직 및 기관들 간의 네트워크 강화 및 캠페인 등 안전에 대한 범시민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필자는 여기서 구미시의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계기로 향후 우리나라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에 필요한 안전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이다. 도시계획 및 설계 차원에서 물리적으로 잠재적인 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통제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셉테드, CPTED)’이다.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이란 도시계획 단계에서 범죄 유발요인을 제거하여 범죄를 예방하려는 노력이다. 셉테드를 지방자치단체에 도입, 확대하여 궁극적으로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효율적인 지역사회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민간부문의 참여를 촉진시켜 지역사회의 총제적인 안전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정부주도형 안전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차제에 시민들의 성숙한 안전문화의식을 정착시키고, 자율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 국가 전체적인 협력적 안전관리 시스템이 중요하다.

셋째는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정책 노력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2016년 AI 사태와 경주지진, 2017 포항지진 등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크고 작은 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을 목표로 이른바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안전’이라는 정책을 소홀하게 취급하여 왔다. 앞으로는 안전정책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살기 좋은 도시는 안전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은 각종 재난 발생 시에 가장 먼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수립된 지역안전관리계획에 의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재난단계별로 대응조치들이 유관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총체적으로 재난에 대처하여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 시스템 역량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지역의 안전이 지방자치단체의 최고 정책목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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