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항상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며 현실 도피자처럼 태연한지 이해할 수 없다. 바로 현실을 도피하는 타조의 왈츠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특히 바스티유 감옥을 공격하여 프랑스 대혁명에 원동력을 제공했던 쌍퀼로뜨(sans-culotte)처럼 지난겨울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이 바로 ‘타조의 왈츠’를 추는 자들이 아닐까? 외국의 언론을 보면 한반도가 풍전등화인데 이들에게서는 가히 낭만적인 수준의 제안이 넘쳐난다. 중국과 북한이 1961년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했지만, 냉전체제가 종결된 이상 북한과 중국은 더는 군사동맹이 아니라는 주장도 그 연장선이다. 그러나 중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한반도가 통일되어야 한·중 관계가 그들에게 훨씬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은 더 이상 북한을 호위해서는 안 된다고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중국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최고의 환대를 받았고 남북관계에도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 간의 관계는 정상들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풀리지 않는다. 폭군에게는 친구도 적이고, 적도 친구인 척한다.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두 전임 대통령들은 이런 북한의 술수를 이해하지 못했다. 국가의 이성을 이해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김정은과 그의 패거리 정치 엘리트들은 굉장히 영악하고 뛰어난 정치가들이다. 똑바로 보아야 할 것은 신정(神政)국가 북한은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도 없는 나라라는 사실이다. 김정은이 바로 신(神) 그 자체인 나라이다. 인민의 뱃속에 들어 있는 회충도 구제하지 못한 나라가 그 인민들을 볼모로 핵 무력을 추구하는 광기에 휩싸인 집단이다. 자신의 정권이 정통성이 없으므로 개방도 못 하고 오로지 총부리를 앞세워 인민을 억압하고 자신에게 가까이 가는 측근들은 잔인하게 숙청하고 주민들을 세뇌하는 것 아닌가?
동물 세계를 보라. 여왕벌은 끊임없이 게으른 일벌들을 위협하고 물어뜯고 구타한다. 그것은 열심히 일하는 다른 일벌들의 노동을 통해 군집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여왕벌을 없애버리면 일벌들은 게을러지고 조직은 붕괴되고 만다. 따라서 절대 위협 김정은을 자신의 인민들로부터 떼어 놓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 동물이 다른 동물에게 가하는 폭력은 복수나 처벌이라는 용어로 명명하면서도 어떻게 이것은 인간사회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도덕적 양심에 관한 모든 생각을 없애버리고 한 개인의 생존에 필요한 도태와 선택이라는 생물학적인 기준만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자연도태는 진화의 냉엄한 흐름을 도와주지만, 김일성이 만들어 낸 병든 세상에서 끔찍하게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는 인민들의 구출은 불가능하다. 하느님은 자신의 형상을 본떠 만든 자기 자손들을 알아볼 수 있겠지만, 악마의 경우는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우선 우리 내부에서 타조의 왈츠를 멈추게 하고 동토의 제국에서 신음하는 동포들을 구할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