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싹수가 노랗다” 자유한국당이 한나라당인 시절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작가 이문열씨가 자신을 ‘낡은 잠수함에 갇힌 토끼’에 비유하면서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선거 패배로 궁지에 몰리면 개혁과 혁신을 ‘조자룡의 헌 칼’ 쓰듯 내걸었지만 사정이 조금 풀리면 대세론에 안주, 다시 수구 보수로 돌아가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한나라당을 향해 국민은 ‘무기력당’, ‘이지 고잉(easy going)당’ 등 핀잔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한나라당은 당 자체가 긴장이 풀려 있다. 마치 해변에 놀러 온 사람들 같다”며 개탄한 적도 있다. 국민도 ‘세금값을 하라’는 면박 주기가 일쑤였다. 2010년 6.2지방선거에 패배하자 당 쇄신론이 대두 됐지만 당 진로를 놓고 입씨름만 하다 용두사미로 끝나 국민에게 쇄신 피로감만 안겨주었다.

2011년 4월 재보선 패배 이후에도 한나라당 소장파들에 의해 쇄신 바람이 일어났지만 국민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어차피 허지 부지 될 것인데’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백가쟁명식 쇄신론이 난무했지만 모두가 ‘나만 빼고 달라져야 한다’는 이기적인 쇄신론이 판을 치면서 ‘내 탓’은 제쳐 두고 ‘네 탓’만 하다 지리멸렬로 흘렀다. 당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절반 이상이 ‘한나라당은 결국 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나라당이 재활할 수 있는 활로는 체질개선에 있었지만 스스로의 변화를 외면했다.

어떤 일에 서로 간섭하거나 훼방 놓고 깽판 치는 것을 ‘팔 당긴다’고 한다. 이전투구의 ‘네 탓’만 일관해 온 한나라당은 마치 풍랑 만난 배에 타고 있는 선장 기관장 선원들이 서로 협력해 사지를 벗어날 생각은 않고 서로 ‘팔 당기기’에 몰두하는 바람에 배가 침몰하는 꼴이었다.

검찰의 적폐수사 태풍에 휘말려 요동치는 위기 상황에서도 ‘네 탓’ 싸움으로 침몰을 자초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작태는 과거 한나라당의 모습 그대로다. 그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있으나 마나 한 당이 되고 있다. ‘네 탓 투쟁’으로 콩가루 집안이 된 자유한국당이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나는 길은 ‘내 탓’부터 하는 환골탈태의 체질개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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