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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해마다 연말이 되면 아기 예수님이 탄생한 성탄절을 앞두고 가톨릭 신자는 고해성사를 본다. 저무는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잘못한 행동과 마음을 고백하고 회개하여 성탄의 축복으로 새해를 맞는다. 천주교 신자인 나도 신부님께 잘못을 고백하니 병자를 위해 기도하고 나눔이나 봉사를 두 번 이상하여 은총이 쏟아지는 성탄을 맞자고 한다.

성당과 교회는 물론 성모 당에도 성탄 트리가 세워지고 다니러 서울에 가니 동대구역과 서울역 광장에도 고통받는 이웃에 오아시스인 구세군 냄비가 등장하여 설레는 연말 분위기 물씬 난다. 백화점 입구에 자원봉사 가족 구세군도 등장하여 모금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 함께 세대를 같이 하면서 연말이 되면 한해를 되돌아보고 소외계층에 눈길이 간다. 십시일반으로 자선과 봉사 희생을 알게 모르게 하기에 우여곡절을 딛고 세상은 돌아간다. 올해는 포항지진으로 아직도 추위에 떨고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천막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는 것을 보니 주머니에 손이 간다.

지난주 포항에 가보니 겉은 멀쩡하여 지진이 난 포항 맞나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지진이 심하지 않다는 남부지역에도 아파트 전체가 옆으로 갈라져 크레인을 동원하여 보수 작업하는 광경을 보았다. 택시기사도 그날 택시가 흔들려 공중으로 솟거나 땅속에 빨려들어 가는 것 같아 차 문밖으로 뛰쳐나왔다는 것이다.

외형은 멀쩡해도 내부와 속은 부서지고 떨어지고 갈라지고 뒤틀리고 금이 간 건물과 구조물이 많아 전체적 안전진단이 필요하다. 보수하고 내진보강도 하여 지진 트라우마에 놀라는 시민을 안심시키자. 발 빠른 대응이 인구유출로 도시 쇠퇴를 막는다. 지난해 지진이 난 경주도 인구유출로 경산이 포항, 구미에 이어 도내 3위 도시로 경주를 제치고 등극했다는 현실은 포항도 항구적인 지진 방지와 도시 재생에 팔을 걷고 나설 때다. 포항지진 생각보다도 심각하다.

올 연말은 정말 다사다난 해로 우울하다. 지역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으로 옥살이하고, 하필 경북에만 사드 배치와 탈원전, 경주에 이어 포항에도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강진의 악재들이 잇달아 아수라장이 되어 응급조치는 하지만 항구 대책은 모연하다. 새천년 신 도청시대 출발에 제동이 걸린 한 해다.

대한민국의 모태인 대구 경북은 저력이 살아있어 재도약에 시동을 걸자 ‘하면 된다’는 새마을 정신으로 오뚝이처럼 툭툭 털고 일어서자. 힘들고 어려울수록 뜻하지 않은 지진과 추위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웃에 자선과 봉사와 희생으로 연말을 뜻있게 보내자.

대구 시민이자 고향은 경북도민의 한사람인 나도 큰 보탬은 안 되지만 고해성사 보속으로 자선도 하고 봉사도 하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웃에 문병도 가고 성의도 표시하는 연말을 차분하고 의미 있게 보내고자 한다.

온 국민이 대박 기도하는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황금 개띠 무술년 새해! 대한민국의 3대 도시 대구와 면적이 가장 큰 웅도 경북도 역경과 고난을 이기고 힘차게 달리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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