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가 지난해 총예산 3분의 1 이상인 4천억 원가량을 남기거나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천시는 2016년 1조702억200만 원의 세입 중 37.2%인 3천983억1천200만 원을 남기거나 이월했다.

이는 경북도 전체 초중고 학생들에게 2년 동안 무상급식을 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1년 1천575억 원)

이 중 순세계잉여금이 2천588억2천600만 원이며, 이월금(명시·사고)이 1천331억1천300만 원, 보조금 집행 잔액이 63억7천300만 원이다.

순세계잉여금은 세입예산에서 세출예산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그해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돈이며, 이월금은 연도 내에 예산을 지출할 수 없어 다음 해로 예산 집행을 넘기는 것이다.

순세계잉여금은 다음 해 예산에 세입으로 편성돼 수치상으로는 예산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결과적으로 2017년 김천시 예산(2회 추경 기준) 9천657억의 26.8%도 사실상 지난해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금액이다.

이로 인해 김천시의 2018년 예산 편성 1조 50억 원도 이에 편승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천시의 예산 1조 원 시대 개막은 김천시의회가 특별회계 세입 192억2천620만 원을 삭감하면서 9천857억7천380만 원으로 최종 확정돼 결국 다음으로 미뤄졌다.

한국지방정부학회 연구에 따르면 순세계잉여금이 과다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운영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재정운용이 계획성과 예측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특히 잉여금과 이월금액이 많은 것은 주어진 예산을 경기 활성화나 복지사업에 지원하지 않는 등 시민을 위해 세금을 지원하지 않는 계획성 없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천시의회도 이러한 문제를 짚었다.

2016년 12월 열린 제185회 김천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김세운 의원은 “의회에서 항상 이월금과 순세계잉여금이 전체 예산의 20%가 넘을 정도로 많다고 지적하지 않느냐”며“이월금과 잉여금은 그만큼 비가동 예산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도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천시 관계자는 “특별회계로 편성된 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 예산이 절차, 승인 등의 문제로 집행이 늦춰지면서 순세계잉여금이 늘어났으며 일반산업단지 3단계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순세계잉여금이 많으면 부채상환 등으로 채무를 줄일 수 있고, 대형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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