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 교훈 삼아 다중시설 관리 강화 목소리 높아
대구 복합시설 22곳·경북 취약건물 122곳 특별 점검

21일 오전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충북 제천시 노블휘트니스 복합건물 화재 참사로 지역에서도 유사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노블휘트니스가 안전 관련 법규를 무더기로 위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같은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형식적인 소방점검이 참사를 부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서 대구·경북지역 복합건물과 다중이용 시설에 대한 시설 안점 점검도 철저히 다시 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노블휘트니스 스파건물에서 불이나 무려 29명이 숨졌다. 2층 여탕에서 대부분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비상구 위치 등만 제대로 확인, 대피했으면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 확인 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우선 비상 벨이 탕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들릴 수 없는 구조로 화재 사실 자체를 인지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또한 검은 연기가 2층 사우나에 퍼지면서 바로 앞도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이다. 출입문을 어렵게 찾더라도 평소에도 이 문은 열기가 쉽지 않다는 이용객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버튼식으로 된 자동문으로 단추를 정확하게 누르지 않으면 쉽게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도 조차 비상구의 위치를 모르는 등 전혀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비상구는 목욕 바구니로 가득 찬 선반들이 막아 사실상 무용지물임이 드러났다.

화재 당시 이 건물 구조를 제대로 아는 직원이 한 명도 없어 제대로 대피를 유도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 소방점검도 여탕이라는 이유로 소방관이 직접 보지 않고, 시설 관계자로부터 들은 것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도 이 같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시민들은 유사 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2일부터 지역의 대형 복합 스파 시설에 대한 긴급 소방안전대책에 들어갔다. 대구 지역에 목욕장과 헬스장 등이 입주해 있는 복합 스파 시설은 총 22개소다.

소방본부는 건축물 구조파악, 마감재 사용, 소방시설, 비상구·피난통로 관리실태 등 정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결과 문제점이 파악되면 법제도·안전시설 개선, 훈련강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집중 단속을 병행, 시설 관계자의 안전점검 이행 여부와 소방시설·비상구·피난시설 폐쇄·훼손·장애 등 위반행위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한다. 대형 시설은 물론 중·소규모 목욕장에 대해서도 소방본부는 일제 안전점검 실시 등 안전관리 사각 방지에도 철저한 대비를 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소방특별조사에서 22개소 모두 안전 및 화재와 관련, 양호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시설 관계자에 대한 화재예방 교육도 22개소에서 48명이 참가했다. 이들 시설을 제외한 목욕장 76개소에 대해 올해 실시한 소방특별조사에서 3개소가 불량 판정을 받아 시설 보안에 들어갔다.

경북도도 도내 복합건축물 7천889개소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벌이고 있다.

제천 화재건물과 유사한 취약건축물은 122개소를 특별히 선별, 이번 달까지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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