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내가

악착같이 김치를 씹어 먹고 있는 걸

깨달을 때가 있다

식은 떡과 시든 계획과


‘그는 우아했고

허구의 세계에 어울렸지‘*

나도 그랬더랬지

그런 줄 알았더랬지.


*영화 「벨벳 골드마인」에서




감상) 제주에 사는 친구가 귤을 보내왔다. 사이즈가 제각각인 귤들 얼마나 밀어 넣었는지 옆구리 터진 귤이 반이다. 굵은 돌 사이에 작은 돌을 밀어 넣듯 귤을 밀어 넣을 때 친구 손은 얼마나 악착같았을까. 그 무게를 견뎌내느라 귤은 또 얼마나 악착같았을까. 우리가 그렇지 않고는 해낼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듯이.(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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