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안동시 서후면의 콩수매 현장.
안동농협‘더햇 식품사업소’가 만든 ‘안동생명콩’두부가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대외적으로는 안동 콩의 부가가치를 전국과 해외에 알리고 있어 농산물가공사업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안동생명콩 두부’는 현재 전국 학교에 안전 먹거리로 공급하고 있으며, 롯데마트, 초록마을, 하나로 마트 등 전국 대형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과 홍콩, 일본, 미국 등 12개국 에 수출, 매출은 물론 맛과 영양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안동생명콩 두부공장 전경
안동지역은 백두대간의 청량산과 학가산으로 둘러싸여 토질과 배수가 뛰어나 옛날부터 품질이 우수한 고품질 콩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2009년 당시 안동농협 권순협 조합장은 수입 콩이 판을 치는 두부시장에서 농민들이 생산한 콩이 천대받지 않고 대접받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안동생명콩 두부공장을 건립했다.

여기에 100% 안동 생명콩 사용과 안동농협 조합원과 100% 계약재배, 두부 특유의 구수한 맛을 살리는 온두부 제조방식, HACCP 지정과 전통식품 품질 인증, 원산지 인증 등을 통해 ‘안동생명콩’에 대한 믿음과 정성을 쏟았다.

초창기 두부시장은 80% 이상을 점유한 대기업의 막대한 투자와 광고,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 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안동농협은 우수한 원료를 바탕으로 학교 영양사들의 두부 제조과정 견학, 농식품박람회 초청 등을 통해 학교급식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그 결과 초창기 연간 5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지금은 7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이러한 성공은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에게 먹이고 싶은 두부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21일 안동시 서후면 안동농협 콩수매 현장.
현재 안동농협‘더햇 식품가공소’는 콩 가공에 이어 전통 두부 만들기 체험·관광 등 6차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 경진대회에서 우수경영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1일 오전 안동시 서후면 안동농협 콩 수매현장을 찾았다. 길게 늘어선 경운기, 수매 현장 마당에 줄을 선 콩 자루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농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서후면에서 콩을 경작하고 있는 권모(64)씨는 “올해 콩 시장가격이 1kg에 3천800원, 정부수매 가격이 4천11원인데 우리는 4천200원에 수매했어요. 한 자루에 2만 원 가까이 더 받는 셈인데, 여기에다 영농자재, 퇴비까지 보태주니 남는 장사지요”라고 말했다.

안동농협은 안동지역 690여 농가에서 계약재배로 연간 700여 t의 두부 원료인 콩을 전량 수매하고 있다. 또 균일한 콩의 품질 유지를 위해 담당직원이 농가별로 파종, 생육상태 등을 일일이 방문 조사해 구축한 자료를 다음해 영농에 활용하고 있다.

안동시 송천동에 위치한 두부공장에는 35명의 직원이 2교대로 하루에 1만5천여 모의 두부를 생산하고 있다. 추석, 설 명절 이후 이틀 정도 빼면 360일은 쉴새 없이 공장이 돌아간다. 두부로 올린 올해 매출도 80억 원에 육박한다.
안동농협 ‘더햇 식품사업소’ 이승철 소장
수매 현장에서 만난 더햇 식품사업소 이승철 소장은 “두부 공장에 있는 것 보다 콩 수매 현장에 나오는 게 1년 중 제일 기다려져요. 농업인들이 없으면 공장도 문 닫아야 돼요. 좋은 콩이 들어가야 좋은 두부가 나오니까요.”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앞으로 안동지역 콩 재배농가에도 희소식이 들려올 거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는 국산콩 소비촉진을 위해 안동농협, 원당농협, 기린농협이 생산을 담당하고 농협경제지주가 마케팅을 전담하는 ‘농협 아름찬 두부’를 출시했다. 하지만 원료수급 등을 이유로 현재 전국 3개소에 있는 두부가공공장을 한 지역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중 가장 유력한 곳이 안동이다.

이승철 소장은 “안동에 통합공장이 세워지면 하루 두부 생산량도 1만5천 모에서 5만 모로 3배 이상 늘어 그 혜택은 콩을 재배하는 농업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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