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구시장 출마 후보, 선거캠프 두고 물밑 신경전

20171225대구시장후보.jpg
내년 6·1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 경쟁에 뛰어든 자유한국당 인사들이 선거캠프 사무실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위치 자체에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고, 위치에 따라 현수막 홍보 효과도 천차만별이어서다.

27일 재선 출마를 공식화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일찌감치 대구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동 삼성증권 대구사옥 8층에 둥지를 마련했다. 지난 22일 8층 전체를 내년 2월 15일부터 4개월간 임대한다고 계약했다. ‘대구의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택했다.

이곳은 권 시장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당선될 당시 캠프가 있었던 림스타워와 가깝다. 20대 총선에 수성구갑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림스타워 3층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혈전을 벌이다 패했다.

권 시장 측은 “4년 전 승리의 원동력인 캠프가 있었던 림스타워에 빈 사무실이 없어서 인근 삼성증권 대구사옥을 택했다”고 했다.

K2·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놓고 권 시장과 각을 세우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권 시장과 반대로 ‘정치 1번지’를 뒤로 하고 대구시청사가 있는 중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수성구청장에 당선된 뒤 2014년 재선에 성공해 8년째 수성구를 누빈 만큼 중구에 포진해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수성구를 넘어 대구의 중심인 중구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 대구 교통의 요지인 반월당 등 여러 곳을 물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최고위원 사퇴라는 배수진을 앞세운 이재만 최고위원도 범어네거리와 반월당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재만 최고위원은 “범어네거리와 반월당 나름대로 정치적,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어서 깊이 있게 저울질하고 있다”면서 “31일 대구에 내려가면 3~4곳을 압축한 장소를 둘러본 뒤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출마선언으로 경선전쟁에 뛰어든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수성구 범어동 킹덤오피스텔에 경선 준비를 위한 임시 사무실을 차린 상태다. 김 전 장관도 권 시장과 같이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범어네거리를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반월당에 선거캠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 전 장관은 “범어네거리에 본격 경선을 준비할 선거캠프 사무실 임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후보가 선점했거나 정치적인 목적의 임대를 거부한다는 곳도 나와서 난감하다”면서 “범어네거리가 불가능하다면 반월당네거리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캠프 사무실 위치 선점이나 대형현수막 노출 등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거나 선거구도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유한국당 텃밭이라는 독특한 특성으로 선거사무소를 놓고 기 싸움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실제 20대 총선에서 김문수 후보와 김부겸 후보가 선거캠프 사무실 선점을 놓고 샅바 싸움을 벌여 화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