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도매상으로 가장해 중소상인에게서 육류를 대량 공급받은 뒤 돈을 주지 않고 영업점을 없애는 일명 ‘탕치기’ 수법으로 수억 원을 챙긴 사기범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공범들 뒤에 숨어 법망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공판부(부장검사 천관영)는 A씨(43)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B씨(43)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추석부터 이듬해 추석까지 3차례 명절 동안 충남 계룡, 경남 김해, 충북 충주 등에서 8억9천여만 원 상당의 육류를 13명의 육류 판매 상인에게서 공급받은 뒤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공범인 바지사장들을 내세우고 4~5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했으며, 공범들이 검거되면 허위의 증거를 조작·제출해 수사와 재판을 신속히 종료시키는 등의 수법으로 3년 여 간 법망을 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공범 재판 과정에 증거 조작과 배후세력 정황이 포착돼 꼬리가 잡혔다.

김형길 대구지검 1차장검사는 “피고인들의 증거조작 행위가 조직적 사기범죄의 배후 인물을 밝혀낸 단초가 됐다”면서 “13명의 피해자가 실질적 피해를 변제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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