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 개선장군 환영행사에 특이한 관행이 있었다. 개선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 한 명이 개선장군을 뒤따라오면서 장군의 뒤통수에 대고 ‘메멘투모리(Memento Mori)’를 외쳤다. ‘죽음을 기억하리라’는 말이었다. 수많은 적의 영토를 빼앗아 영웅이 되었지만 당신도 언젠가는 죽음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던 것이다. 전승에 도취, 오만해지는 마음을 다잡아 국가와 국민 앞에 겸손해지라는 주문이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으니 경거망동을 삼가고 권력자가 빠지기 쉬운 독선을 경계하기 위한 경고였던 것이다.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결정되고, 5월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승리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후 승자독식의 폭주정치가 이어져 나라 안팎이 평온할 날이 없다. 매일 이다 싶이 계속되고 있는 구속 압수수색으로 ‘수사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적폐청산의 칼바람 때문에 혹한의 세밑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 하지만 엄혹한 이 한해도 또한 지나 가리라. 이틀 뒤면 이해도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