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잡방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종가음식 조리서인 광산김씨 설월당(雪月堂) 종가의 ‘수운잡방’을 토대로 한 산업화가 추진된다.

수운잡방은 16세기 선비가 쓴 조리서이다. 안동 예안에 살던 광산 김씨 탁청정 김유(1491~1555)와 그의 손자 계암 김령(1577~1641)이 지은 것으로 121항의 조리법이 소개 되어있다.

이 책은 1670년을 전후해 한글로 쓴 ‘음식디미방’보다 100년 이상 앞서 발간돼 현존 최고(最古) 요리서로 꼽힌다. 현재 후손들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해 보관하고 있다.

고려말기에서 조선전기에 걸친 한 시대의 음식법을 추정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는 이 책은 술 빚기 59항목을 비롯해 장류 10여 항목, 김치 14항목, 식초류 6항목, 채소저장하기 2항목, 파종 5항목 등 상편에 86항목, 하편에 35항목을 구성하고 있다.

안동시는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지역민 자부심과 한식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운잡방을 산업화하기로 했다.

시는 내년 와룡면 태리 일대에 10억 원을 들여 2천800여㎡ 터에 240㎡ 규모로 음식 홍보·전시관, 발효·숙성실, 교육관 등을 갖춘 수운잡방체험관을 짓는다.

홍보·전시관은 수운잡방에 나오는 술과 음식을 전시한다. 발효·숙성실에서는 술과 식초, 장류 등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교육관은 수운잡방 내용과 관례, 향음주례(鄕飮酒禮·고을 유생이 모여 향약을 읽고 술을 마시며 잔치하는 일) 등을 가르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2015년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수운잡방 음식시연회
시는 체험관을 완성하면 관광객이나 시민이 전통 조리서에 나오는 음식을 직접 만들거나 맛보며 한식과 종가음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운잡방에 나오는 방식대로 술이나 식초 등을 만들어 상품화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관광상품도 개발해 체험관 활성화 방안도 찾는다.

안동시는 앞서 2015년에 수운잡방을 세계기록유산 공모에 신청했다. 또 서울신라호텔에서 수운잡방에 나오는 음식을 소개하는 행사를 2차례 열었다.

안동시 관계자는 “500년 된 최고 조리서인 수운잡방에 소개된 종가음식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알려질 수 있도록 체험관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오종명 기자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

안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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