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별 서넛 데리고
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처마끝마다 매달린
천근의 어둠을 보라
어둠이 길을 무너뜨린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일년의 그림자도 지워버리고
그림자 슬피 우는 마을마저 덮어 버린다
…후략(강은교 ‘12월의 시’)
호주머니에 시린 손을 꽂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 해의 끝자락이다. 지난 일 년의 그림자들을 다 지울 새해가 다시 밝아 올 것이다.
팔공산 갓바위 정상으로 오르는 길, 석등 불빛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천근의 어둠 속에 하늘과 이어진 길이 훤히 빛나듯 새해엔 우리가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환하게 밝혀 이뤄지길 빌어본다.
(사진은 캐논 1DX와 24-70㎜렌즈를 이용해 조리개 3.2, 셔터속도 30초로 2시간 동안 촬영한 별궤적과 갓바위 갓등 레이어 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