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밝아왔다. 설날이 지나면 무술년이다. ‘교수신문’이 올해를 앞두고 사자성어로 “사악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선출되지 않은 항간의 일개 여성이 국정을 사유화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에 나선 사회를 지적한 것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교수신문의 올해의 사자성어는 대체로 그해 한국 사회상을 한마디로 압축해 보여줬다.

올해에는 우리 지역사회도 전국적인 시대 분위기에 적응하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적폐와 왜곡, 비효율을 바로 잡아서 스스로 온전한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세찬 국제 파고를 넘을 수 있고 무한 경쟁의 마당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올해 6월 13일은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있다.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아야 하는 기존 의원이나 출마자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두 좋은 정치 비전을 제시하고 유권자도 치열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금의 지방자치는 단체장과 지방 의원들이 임명제가 아니고 선출직이라는데 그치고 있다. 선출직 지방자치 일꾼들의 취직자리 마련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지역 주민들은 지역 정치인들의 무능력을 질타하지만 그런 정치를 만든 것은 지역 사회, 즉 지역민들의 선택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선택은 의식 관행의 결과물이다.

시대적 흐름인 지방분권 강화에 지역 사회도 적응해야 한다. 만약에 우리 지역사회가 혁신(革新)되지 않고 이대로 가면 지역 간 경쟁력의 격차로 낙후 현상은 가속화된다. 단언하건대 토호세력의 아성은 높고 커질 것이다. 낮고 작아지는 것은 소(小)시민이다. 진짜 지방정치인을 만들지 않고는 길이 없다. 서울 여야 정당과 대통령 등 중앙 정치 세력에게 담대히 요구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자치는 주민 스스로 결정한다. 또 김천혁신도시, 대구동구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공기업이 지역에서 안착하도록 해서 지역사회와 동행해야 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대구 포항 구미 등 중소도시의 자영업자 그리고 섬유와 경북 농업이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차이나 리스크’로 철강업계가 올해에도 흐릴 것이다. 철강산업이 발전한 포항도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구미의 전자산업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저성장과 저물가에 내수 위축이 고착화하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일본형 장기 불황 경제로 뒤따르게 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시장, 교육, 금융시장 등의 구조개혁으로 경제체질을 강화해 소비와 투자, 고용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게 관건이다.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새해는 이 나라의 역사를 주도한 경북과 대구의 비상하는 새로운 기운으로 자치분권, 경제자강, 문예부흥으로 이 나라를 선도하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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