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활짝 피운 아침의 산책길

푸드덕 까마귀 한 쌍 날아오릅니다

겨울 소나무 숲이 공손하게 받드는 하늘이

까마귀 두 점으로 더욱 화창합니다

쾌청은, 한둘 오(烏)점이 있어야 아뜩한 것

막장까지 비춰 내는 푸름이므로

바늘구멍, 그 한가운데가 우주의 중심이라도

가까이, 가까이로 꿰뚫고 싶습니다

까옥, 까까옥!

까마귀들이 하늘을 끌고 까마득히 솟구칩니다






감상) 아직 눈이 오지 않는 겨울입니다. 눈을 뜨면 눈이 왔을까 창문을 열게 되는 겨울입니다. 내일엔 혹시라도 눈이 올까 일기예보를 보게 되는 어떤 날입니다. 이러다 문득 나도 모르는 사이 눈이 왔다 가는 건 아닐까 조바심 내기도 하는 날입니다. 눈이 오면 전화 한다던 그 사람 이야기는 잊은 지 오래입니다.(시인 최라라)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