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황금 개띠해라 한다. 무술년의 무(戊)가 황금색을 나타내고, 술(戌)이 개띠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60년 전 태어난 황금 개띠들은 어떻게 됐나. 60년 전 무술년에 태어난 세대는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대끼며 달려온 베이비붐 세대다. 이들은 낀 세대다. 부모 부양을 성실히 책임지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신의 노후는 자식에게 맡기기 어렵게 된 첫 세대다. 직장생활도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승승장구한 이전 세대와 다르게 팍팍한 여정이었다. 그들이 올해 환갑을 맞아 일선에서 물러난다.

‘58년 개띠’는 한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불꽃세대로 불리며 신화를 창조했다. ‘58년 개띠’는 하도 많이 들어서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귀에 익은 말이다. 그들은 대한민국 고도성장의 주역이다. 또한 1974년 고등학교 평준화 일명 ‘뺑뺑이’가 첫 도입된 입학생이었다. 1980년대엔 민주화운동을 주도했고, 1990년대엔 경제호황과 IMF 국가부도 사태의 빛과 암흑을 온몸으로 받았다. 황금 개띠 ‘58년 개띠’ 인생은 이렇게 그 어느 세대보다 치열한 경쟁을 견뎌낸 ‘발발이 근성’으로 대표되는 세대다.

한마디로 58년 개띠는 조선시대와 다름없는 결핍의 시대와 첨단 IT시대를 경험하는 세대다. 궁핍한 유년시절을 보내면서 보릿고개를 경험했다. 58년 개띠는 100세 시대 수명연장의 첫 세대이자 60세 이후 험난한 인생 2막을 준비 없이 맞이하는 첫 세대이기도 하다. 30년 가까이 일했지만 국민연금은 노후 설계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어렵사리 마련한 아파트는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을 위해 은행에 저당 잡혀 있다. 막 취업전선에 선 자녀들은 극심한 취업난에 다시 품으로 되돌아와 캥거루족이 된 경우도 허다하다.

어느 세대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 온 58년 개띠, 그들 앞에 닥쳐온 것은 불안한 노후, ‘꼰대’라는 씁쓸한 오명과 곧 버려질 것이라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의 불안감이다. 환갑을 맞이하는 58년 개띠, 그들이 없었다면 올해 3만 달러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 경제 성공 스토리도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밤 캄캄한 공포 앞에 컹컹 짖고 있는 개의 모습이 58년 황금 개띠, 그들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황금 개띠, 그들의 노고를 잊지 말일이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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