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준비·계획으로 전 포지션에 걸쳐 알찬 보강
양동현·손준호 등 공백 최소화로 ‘명가재건‘ 박차
11일 태국 전훈 전 외국인 공격수 등 추가 영입 예고

새해와 함께 K리그 오프시즌이 한층 뜨겁다. 이적시장에서 각 선수와 구단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동계훈련을 시작했거나 출발을 앞둔 팀들은 최대한 빨리 선수 보강을 마무리 짓길 원하는 모습이다.

이번 오프시즌의 숨은 승자는 포항 스틸러스다. 일찌감치 J리그 세레소 오사카로의 이적이 결정난 양동현을 비롯한 중심 선수의 이탈로 팬들의 우려를 샀지만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빠르게 공백을 메우고 있다. 지난 시즌 중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덕택이다.

지난 12월 7일 자유 선발로 계약한 신인 5인의 영입 발표를 시작으로 포항은 연일 선수단 보강 소식을 전하고 있다. 군입대를 앞둔 심동운과 3년 재계약을 맺은 12월 19일부터는 본격적인 영입에 나섰다. 강등된 광주FC의 두 핵심 송승민과 김민혁의 동시 영입을 발표했다.

포항은 오전 8시마다 선수 영입을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 열흘 간은 거의 매일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보도자료가 나왔다. 지난 겨울 강원FC가 오전 7시마다 선수 영입을 발표한 ‘칠피셜’처럼 포항만의 ‘팔피셜’이 나오는 셈이다.

양동현의 이적과 심동운의 입대로 난항을 겪을 것 같았던 공격진은 송승민, 그리고 브라질 국적의 외국인 공격수 레오 가말류의 영입으로 메웠다. 경남FC로 임대를 가 성공한 측면 공격수 정원진도 복귀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였던 수비라인도 집중 보강했다. 지난 시즌 김광석이 부상으로 조기 이탈하자 무너진 수비는 상위 스플릿 진입 실패의 주요 요인이 됐다. 브라질 국적의 베테랑 수비수 알레망이 영입됐고, 3일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잠재력을 보여준 하창래도 데려왔다.

황지수가 은퇴하고 손준호가 이적할 예정인 미드필드진은 이제 포화 상태다. 김민혁, 김현솔, 이후권, 올리버 보자니치 등 장점이 제각각인 선수들이 차례로 왔다.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선수들을 지켜 본 박진섭 전 코치(현 광주 감독)의 유산이다. 레오 가말류와 알레망은 30대 초반이지만 그만큼 관록과 경험치가 있다는 평가다. 불확실성이 적은 선수들로 낙점했다. 아시아쿼터인 보자니치는 믿고 쓰는 호주산 중앙 미드필더다. 이들은 차례로 입국 중이다.

국내 선수 영입은 전력강화실의 치밀한 계획이 만든 결과다. 포항은 과거처럼 상위권 팀들과 선수 영입 경쟁을 할 만큼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다. 양동현이 이적료를 남겼지만 먼저 움직이고, 열심히 접촉해서 설득시키는 게 관건이다.

선수단의 약점을 메울 영입 후보를 우선 순위로 점하고 빠르게 접촉해 성과를 냈다. 이적과 군입대로 떠날 선수들과도 적극적인 대화하고 대체 선수를 확보했다. FA 선수 영입 성과도 좋다. 이후권은 K리그 클래식 팀 다수가 노린 알짜 영입이었는데 포항이 경쟁 끝에 잡았다. 하창래 역시 데뷔 시즌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선수였는데 시장에 나오자 바로 데려왔다.

자유선발과 우선지명을 통한 신인들 중에서도 이근호, 김동현, 유지하 등은 돋보이는 선수다. 양동현, 심동운, 손준호의 스페셜리스트가 빠져 나가지만 검증된 선수들의 영입으로 공백을 최소화했다. 오히려 스쿼드의 풍부함을 키웠다는 평가다. 일부 주전에 매달려야 했던 2017시즌과는 다른 팀 운영이 가능해졌다.

구단 프런트도 열일 모드에 동참하고 있다. 코치로 새로 출발하는 주장 황지수의 은퇴를 대외적으로 크게 알렸다. 작별하는 양동현-심동운을 위한 컨텐츠를 제작하며 팀 내부, 팬들과의 연대 의식을 다졌다. 마스코트 쇠돌이의 파트너인 쇠순이까지 영입하며 새 시즌을 부지런히 준비 중이다.

포항은 김승대와 함께 번뜩이는 플레이를 책임질 외국인 공격수 1명, 그리고 측면 자원과 골키퍼를 보강하는 것으로 이적시장을 마감할 예정이다. 1월 11일 시작되는 태국 방콕 전지훈련부터 완전체로 출발한다는 목표다.



# 포항 선수 영입 일지



12월 7일 이근호, 양태렬, 박성우, 하명래, 송민규(신인, 자유선발)



12월 8일 이광준, 김동현, 권기표, 이상수(신인, 우선지명)



12월 19일 심동운(3년 재계약)



12월 20일 송승민, 김민혁(광주)



12월 24일 김현솔(CRB, 브라질)



12월 25일 알레망(빌라노바, 브라질 국적)



12월 26일 올리버 보자니치(반포레 고후, 호주 국적)



12월 27일 성현준, 이승원, 유지하(신인, 자유선발)



12월 28일 정원진(경남, 임대 복귀)



1월 1일 레오 가말류(폰테 프레타, 브라질 국적)



1월 2일 이후권(성남, FA)



1월 3일 하창래(인천, FA)



1월 3일 김로만(강릉시청, 임대 만료 복귀)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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