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창가에서 잠이 깼을 때

벽화처럼, 유리창에 너의 그림자가 붙어 있었을 때

탄성을 지르며 문장들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이 시간은 중세의 것,

별빛이 몸을 구부려 너의 맨발에

멀고 하얀 덧신을 신겨 주었다




감상) 해가 앞 동 아파트로 지고 있었다. 해를 먹은 아파트가 해보다 붉게 울고 있었다. 흐느낄 때마다 울컥 쏟아지는 것들이 바닥으로 붉게 떨어져 내렸다. 사람들은 그것을 어둠이라 불렀다 . 나는 신발을 신고 그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나를 어둠이라 불렀다. 내 안으로 하루가 지고 있었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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