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항서 "올림픽은 민족의 제전…민족 내부문제 우리민족끼리 해결해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북한이 선수단 출전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식 논의에 착수한다.

IOC 소식통에 따르면 장 위원은 내주 초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IOC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15일 북한으로 귀국하는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스포츠에서 북한을 대표하는 장 위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는 종목과 선수단 규모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일드카드는 IOC에 가입한 각 국제경기연맹이 제시한 자격기준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대회 참가를 허가하는 특별출전권이다.

IOC는 올림픽 운동(정신)의 확산과 엘리트 체육 저변확대 차원에서 북한처럼 동계 스포츠 경쟁력이 약한 나라들에 와일드카드를 주고 있다.

북한은 피겨 스케이트 페어에서 출전권을 획득했으나, 이 종목에도 출전을 확약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장 위원이 일주일가량 로잔에 머무는 등 체류 일정을 길게 잡은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스케이트 페어 외 다른 종목에도 관심을 갖고 선수들을 보내는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보면 북한은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따는 등 빙상에 강세를 보인 바 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장 위원은 이날 오전 10시께 고려항공 JS151편을 이용해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북한 대사관 관계자 3명의 영접을 받고, 대사관 차량을 이용해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장 위원은 이날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북한이 평창 올림픽의 출전권을 확보한 피겨스케이트 페어 종목에 북한 선수가 참가할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참가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에 대해서는 “민족의 제전이니까 잘 돼야 한다”로 말했다.

장 위원은 북한이 올림픽 참가 시사 등으로 한미 관계를 멀어지게 하려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북과 남이 사이가 좋아지는 것을 싫어하는 세력도 있겠지만, 민족 내부의 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또 패럴림픽 참가 여부를 묻는 말에는 “우리는 패럴림픽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은 관례로 올림픽이 끝난 뒤 같은 개최지에서 열리지만 IOC가 아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주관하는 다른 대회이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장 위원이 출국했다는 것은 IOC 측과 협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한은 오는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했다.

회담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관련된 사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 일반적이다.

평창 올림픽과 관련한 남북한 실무회담이 열리기 전에 IOC 차원에서 큰 틀의 지원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까닭에 장 위원이 북한의 요구나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와의 조율 사안을 IOC와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일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한 바 있다.

국제 스포츠외교 무대에서 북한을 대표해온 장 위원은 북한올림픽위원회(NOC)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명예총재 직함도 갖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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