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386세대, 88만 원 세대. X세대, Y세대…. 광복 이후 압축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기간 동안 다양한 의미의 세대론이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한 세대가 30년 정도지만 우리 사회는 10여 년 주기로 세대가 갈렸다. 1945년 태어난 ‘해방둥이’들과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산업화를 이끌었다.

19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생활을 하고, 1990년대 30대였던 세대로 정치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세대를 ‘386세대’라 한다. 이들은 민주화운동세대로도 불린다.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386세대에 대항해 ‘X 세대’가 전면에 나타난다. 소비 성향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가치관을 지닌 1970년대생들이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표되는 대중문화가 화려하게 꽃핀 시기였다.

X세대와 대조적으로 1980년대 이후 태어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청년 세대를 ‘88만 원 세대’라 부른다. 이들은 다르게 ‘3포 세대’라 부르기도 했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사회 복지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연애·결혼·출산의 세 가지를 포기하거나 미루는 청년 세대다. 3포세대의 연장선에서 ‘N포 세대’란 말도 등장했다. 주거·취업·결혼·출산 등 인생의 많은 것을 포기하는 청년층을 일컫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10대 트랜드 가운데 하나로 ‘Z세대’ 시대의 도래를 들었다. Z세대는 ‘두 번째 뇌를 가진 신인류’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세대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연령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터넷 기술과 함께 하는 첫 세대로 불린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이 연령대의 사람들은 ‘나는 접속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로 통한다고 했다.

이 Z세대 중 올해 약 336만 명, 약 50%가 성인이 된다고 한다. 한 조사기관은 올해 우리나라 성인이 하루 평균 2시간 3분을 스마트폰 사용에 할애할 것으로 전망했다. Z세대가 주도하는 경향으로 봐야 한다. Z세대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능숙해서 여러 채널로 상품 정보를 입수하고 부모들의 소비 의사결정 과정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다. 아마존 등 외국 기업은 물론 롯데 등 국내 기업도 벌써 Z 마케팅을 펴고 있다. Z세대가 트랜드로 뽑힌 이유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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