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여인네가 환갑내기 여인네한테 말했다지
“환갑이면 뭘 입어도 예쁠 때야!”
그 얘기를 들려주며 들으며
오십대 우리들 깔깔 웃었다


나는 왜 항상
늙은 기분으로 살았을까
마흔에도 그랬고 서른에도 그랬다
그게 내가 살아본
가장 많은 나이라서


지금은, 내가 살아갈
가장 적은 나이
이런 생각, 노년의 몰약 아님
간명한 이치
내 척추는 아주 곧고
생각 또한 그렇다(아마도)





감상) 대학생들의 통통한 종아리가 무조건 예뻐 보인 지가 오래다. 그 때 내 다리도 참 통통했는데 나는 그것이 몹시 부끄러웠다. 그 때는 왜 알지 못했을까 지금도 내 다리는 통통하고 나보다 어른들은 그게 부럽다고들 한다. 그러나 지금도 나는 내 다리가 부끄럽다. 그 어른들 즈음되면 또다시 젊은이의 다리가 예뻐 보이겠지 문제는 언제나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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