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는 손잡지 않으려던 눈들 사이,
월요일의 유리창 너머
눈사람을 찾아 두리번거릴 때
화장기 없는 너를 어루만질 때


눈사람과 눈싸움을 하면
피를 흘릴 수 있을까?
지문(地文)이 없어도
포옹을 할 수 있을까?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박수를 떠올린다.
색색의 관객들이 두 팔을 벌린다.







감상) 내가 혼자 밤길을 거니는 것은 내 하루의 지문에 그것이 있기 때문이다. 쓸쓸히 집으로 돌아와 적막이 문 열어주는 마중을 받을 때 입술을 한 번 깨물어보는 것도 사실은 지문에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개를 끌며 울고 가던 여자를 생각한다 침을 뱉다말고 물끄러미 유리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던 한 남자를 생각한다.(시인 최라라)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