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로씨 "주민들과 공동체 의식 회복 노력할 것"

12일 포항 죽장면 현내리 이장으로 취임하는 최동로 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장과학원장
포항의 작은 산골 마을인 북구 죽장면 현내리에서 박사 출신으로 농업 관련 고위직 공무원을 지낸 이장이 탄생해 화제다.

주인공은 죽장면이 고향인 최동로(63·사진) 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

최 전 원장은 12일 죽장면사무소에서 50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인 현내리의 이장 임명장을 받는다.

최 신임 이장은 죽장초·중을 졸업한 후 대구 농림고와 경북대 농대에서 대학원을 마친 후 일본 가고시마대에서 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83년 농촌진흥청에 투신해 농업과학기술원 농업생물부장, 농업현장지원단장을 거쳐 2010~2013년 원예특작과학원장(2급)을 끝으로 30년 공직을 마무리한 후 고향으로 귀농해 8260㎡(2500평) 4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젊은 사람이 너무 없다. 이장을 꼭 맡아 달라”는 마을 주민들의 간곡한 부탁을 수차례 거절 끝에 최근 수락했다.

최 이장은 “어릴 적 기억에는 시골 인심이 좋아 모두가 형제처럼 지냈는데 산업화를 거치며 많이 무너져 안타깝다”며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마을 주민 간 따뜻한 정을 되살릴 수 있도록 돕고, 청정지역 죽장의 환경을 가꾸는데도 이장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이장 취임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사과 주산지인 죽장의 사과 재배 농민들로 구성된 생산자 단체 죽장사과영농조합에도 조합원으로 참여 중이다.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과 과수 농가 교육 및 컨설팅, 농림축산식품부의 농가 지원 프로그램 선정에도 솔선수범하며 사과 품질 개선과 농가소득 향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사람이 들어 와야 시골이 사는데 죽장을 비롯한 농촌에 사람이 계속 줄고 있다”며 “베이비부머세대 은퇴자들이 귀농을 돕는 ‘귀농모델 농장’을 추진하는 등 고령화·노동력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농촌과 농업이 살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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