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나라 남녀 혼인율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통계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더 떨어졌을 것이다. 최근 외환위기 때처럼 극심한 경제난·취업난으로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6년 일반 혼인율은 남녀 모두 전년보다 7.7% 감소했다. 일반혼인율은 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말한다. 2015년만 해도 남녀 혼인율은 2.1~2.2% 줄어드는 데 그쳤는데 감소 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특히 2016년 감소율은 1997년(-11.8~-12.0%) 이후 가장 컸다. 

20대의 혼인율은 평균보다 하락 폭이 더 크다. 남자의 경우 20대 초반은 12.0%, 20대 후반은 10.7% 감소했다. 20대 후반 남자 혼인율은 36.8건으로 10년 전(56.7건)과 비교하면 35.1%나 줄었다. 20대 초반과 후반 여자 혼인율도 각각 10.9%, 8.8% 감소했다. 20대가 결혼을 미루면서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8세, 여자 30.1세로 전년보다 각각 0.2세, 0.1세 높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다. 일본의 한 결혼 정보업체는 혼인율을 높이기 위해 ‘마스크 미팅’이란 이색 만남을 주선해 화제가 됐다. 이 업체 대표는 “남녀가 결혼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대의 외모보다 성격과 가치관, 인생관 등을 알 기회를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마스크 미팅을 주선한 것이다. 미팅에 참석한 남녀는 제한된 시간 동안 1대1 만남을 갖는다. 외모 때문에 미팅을 꺼렸던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서로 마음이 열리게 된다고 한다. 

높은 실업률, 집값 상승 등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청년들이 주변에도 많이 있다. 대구 달서구가 15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구청 미혼남녀 직원이 참여하는 ‘마스크 미팅’을 주선한다고 한다. 일본에서 시도되고 있는 ‘마스크 미팅’ 만남의 자리를 만든 것이다. 결혼 절벽, 인구 절벽 시대에 달서구 뿐 아니라 다른 기관과 기업 등에서도 ‘마스크 미팅’을 적극 도입하면 좋을 듯하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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