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는 물로 된 돌이 있는가?

금으로 된 물이 있는가?

가을은 무슨 빛을 하고 있는가?

나날은 서로 그물눈처럼 얽혀 있는가.

그러다가 드디어 머리카락 하나가 으쓱하는 것처럼

모두 다 풀어지게 되는가? 얼마나 많이 떨어지는가

종이, 술, 손들, 시체들이

지구에서 그 지방으로?

물에 빠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거기인가





감상) 참 다행이다. 내가 그대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으니 그러므로 그대는 아직 해맑은 아침이고 노을 좋은 저녁이고 향기 좋은 사과 할 알. 얼마나 다행인지 닿지 못할 곳이 있어서 그래서 내가 그대를 꿈꾸어도 좋은 일이니 문득 신발을 벗어놓고 돌아보면 그대가 나를 따라 나란히 걸어오고 있었다는 착각마저 할 수 있으니.(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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