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증가 폭도 사상 최고

달러화를 검수하는 은행 직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국내 거주자들의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 기록을 작성했다.

수출 호조로 달러화는 계속해서 들어오는데 환율 하락 때문에 기업들이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팔지 않고 은행에 예치한 탓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7년 1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30억3천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26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해 10월(732억8천만 달러), 11월(804억1천만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거주자 외화예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 예금이 707억9천만 달러로 한 달 사이 26억5천만 달러 증가한 영향이 컸다.

달러화 예금이 700억 달러를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달러화 예금 증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지난해 11월 평균 달러당 1,102.8원에서 12월 1,086.0원으로 16.8원 하락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이 달러를 원화로 교환할 때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잘 되면서 기업들이 결제 대금으로 받은 달러는 늘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며 달러화를 팔지 않고 예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 예금은 2억2천만 달러 늘어난 57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로화 예금은 34억5천만 달러로 3억3천만 달러 감소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을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669억5천만 달러), 개인예금(160억8천만 달러)이 각각 17억5천만 달러, 8억7천만 달러씩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703억4천만 달러)에서 거주자 외화예금이 23억3천만 달러 증가했다.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126억9천만 달러)에서도 2억9천만 달러 늘었다.

지난해 1년간 거주자 외화예금은 241억2천만 달러 늘었다. 증가 폭은 역대 최대였다.

연간 외화예금 증가 폭 확대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 탓이 크다.

평균 원/달러 환율은 2016년 달러당 1,160.4원에서 지난해 1,130.5원으로 29.9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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