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 74기·유물 1천여 점 발견···16일 오후 발굴조사 내용 공개

▲ 철갑 투구 유물
포도송이처럼 둘러싸인 자연친화적인 독특한 경관을 자랑하는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사적 79호)에서 가야 시대에 축조된 무덤 74기가 추가로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가야의 대외 교류를 확인 할 수 있는 유물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기존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순장(殉葬) 형식의 묘제도 드러났다.



특히 발굴지역 A구역 제2호 횡구식석실묘(橫口式石室墓, 앞트기식돌방무덤)에서는 금동제 관모(冠帽), 환두대도(環頭大刀 둥근고리자루큰칼), 말방울(馬鈴), 철제 갑옷편(小札)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됐다. 이로써 학계에서는 대가야가 고구려, 신라, 백제와 활발히 교류를 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동제 관모는 백제 관모와 형태적으로 연결되어 제작기술의 교류를 살필 수 있고, 삼엽문 환두대도는 비슷한 형태의 대도가 신라지역에서 출토된 사례가 많아 제작기술에 있어 신라와의 교류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대가야 무사들이 착용하고 사용했을 철제투구와 마구(馬具 말갖춤)도 다수 출토 됐다. 이 중 말등 기꽂이는 고구려 벽화고분인 통구12호분에 보이는 개마무사의 말 등에 달린 꾸불꾸불한 기꽂이의 모양과 비슷한 형태다.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영현)은 지산동 고분군에 탐방로를 조성하고 CCTV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오다 5세기 중반부터 6세기 후반 사이에 만들어진 고분 74기와 유물 1천여 점을 발굴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현재 704기의 봉토분이 있는 지산동 고분군에는 봉분이 없는 무덤까지 더하면 1만 기 이상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바로 누운 인골
이번에 쏟아져 나온 유물로 정부의 가야사 조사·복원에 대한 국정과제 선정에 이은 실무적인 추진동력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고령군 문화유산추진단 이해봉 문화재 담당은 “탐방로 조성과 고분군 훼손방지 및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CCTV를 설치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 같은 다량의 유구와 유물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또 고분에서 출토된 철제 무기와 마구가 대가야 기마무사의 모습을 복원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남쪽 구역에 조성된 무덤 중 한 기에서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인골이 발견됐다. 똑 바로 누워있는 이 인골은 신장이 160㎝를 넘는 성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굴되지 않아 보존상태가 극히 양호하며, 피장자의 성별과 신분, 매장 풍습 등의 파악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령군은 현재까지 확인된 고령 지산동고분군 정비부지의 발굴조사 내용에 대해 16일 오후 일반인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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