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15 포항지진 두 달째···설 대목 앞두고 손님모시기 총력

장날인 지난 12일 포항 흥해시장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15 포항 지진이 두 달을 맞은 가운데 지진이 발생한 흥해읍 지역이 이재민 이주에 따른 인구 감소에 강추위까지 겹쳐 상권이 위축되는 등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2·7일 5일장이 서는 지난 1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내리 흥해시장은 장날임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이 없고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음식점·횟집·옷가게 등 100여 곳의 상점이 밀집한 종합시장으로 평소 장날 같으면 각종 물건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사람이 거의 없어 장날인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시장에서 횟집을 하는 A씨는 “그나마 사람이 모이는 주말과 장날에도 매출이 평소보다 50% 이하로 급감했고, 유동 인구는 이보다 더 줄었다”며 “평일에는 더 심해 흥해 전 지역은 물론 읍 중심지인 남성리의 유흥가 또한 저녁이면 적막감만 감돌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진 발생 직후 전국적으로 포항 경제 살리기에 나서 많은 기관·단체가 흥해시장을 찾은 처음 한 달은 그나마 나았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뚝 끊겼다”며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 장사도 안 돼 힘이 나질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날 흥해읍 마산리의 한 배달 음식 가게도 급격한 매출 감소로 한숨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창 배달을 해야 할 점심 시간 동안 단 1곳만 주문을 받았다는 가게 주인 B씨는 “평소 같으면 적어도 하루에 20차례 배달을 가는데 지진이 발생한 뒤부터 많아야 5번에 그치고 있다”며 “하루에 3만~5만 원도 못벌 때가 많아 식재료를 사기도 부족한 형편”이라고 했다.

흥해 지역 상권 위축 원인으로 지진에 따른 흥해읍의 인구 감소 및 지진 후 모임·외출도 자제해 지역 경기가 얼어붙는 것으로 상인들은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전인 지난해 11월 10일 흥해읍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3만4189명이었는데 2달이 지난 이달 10일에는 3만3796명으로 400명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지진 피해 보상금 등으로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고 포항 시내로 사는 곳을 옮긴 흥해 주민은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354명의 이재민이 흥해실내체육관에서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 영하권의 강추위가 지속 돼 외출을 꺼리는 것도 상권 위축에 또 다른 원인으로 보인다.

흥해시장번영회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모이고 또 물건을 사야 경제가 도는데 사람이 보이질 않고 있다”며 “대목인 설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그때까지도 얼어붙은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렇듯 침체된 흥해시장과 흥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흥해시장번영회가 주최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진흥시장공단이 후원하는 경품행사가 17일 흥해시장 주차장 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10~17일 시장에서 물품을 구매한 시민 중 추첨을 통해 총 500만 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을 나눌 예정이며, 선착순으로 600그릇의 잔치국수도 무료로 제공된다.


또 장날인 오는 27일에도 지역 국악인인 장임순 예심국악원장의 공연과 포항시의정회 지방자치학교 17기 동기회가 주최한 아동복 바자회도 흥해시장 주차장에서 열려 흥해지역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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